33기 모태솔로 특집
〈나는 SOLO〉 33기 모태솔로 특집은 시트콤 같다. 개성 있는 출연진과 제작진 연출이 맞물려 역대급 기수로 불리고 있다. 269회에서 출연자들의 뚝딱거리는 언행에서 모태 솔로가 된 연유를 유추해 볼 수 있었다. 모쏠 출연자들이 적극적이지 않아 러브라인이 뚜렷하지 않다. 갈등 구조가 빈약한 약점을 영수·영자가 빌런 아닌 빌런 모드로 하드 캐리했다. 영자는 연애에 뜻이 없어 보이고, 영수는 타인이 뭘 하는지 관심이 없다.
영수가 남이 챙겨주길 바라는 바람에 '오리탕 논란'이 일어났다. 영호가 보기에 영수가 손수 차려먹지 않고 남한테 대접받으려고 하니까 직접 떠주기 싫었던 모양이다. 영호 입장에서 전날 무례한 부탁하고 오늘은 징징되길래 간계밥까지 순수 챙겨줬는데 순자한테 플러팅까지 하니까 더 짜증이 날 수밖에 없다. 영수는 저 자리에 모인 출연자 전원에게 1시간 넘게 오리탕~오리탕 하면서 기피대상으로 찍혔다. 순자와의 데이트에서도 영수의 습성은 반복적으로 나타난다. 그 나이에 손 하나 까딱 안 한다.
그럼 영수는 왜 '해줘'가 패턴이 되었을까? 영수는 위험기피 성향을 갖고 있다. 혼나지 않는 죄선의 방법이 내가 안 하고 남들이 대신해주는 거다. 야단 맞지 않으려고 요리조리 바카라임을 피하려고 애쓴다. 영숙과 계단 토크할 때도 본인이 원하는 바를 상대가 대신 말해주길 바란다. 아니면 상대로부터 (어떤 액션을 취할) 면죄부를 얻으면 억눌린 욕망을 해방시킨다. 즉 자기가 실수해도 혼나지 않을 때만 움직인다. 혼자 있으면 우유 두 개를 다 열듯 자기 맘대로 한다. 우유를 연 것은 남은 맥주도 마시는 절약정신 때문에 새것을 열 때 쾌감에 어느새 중독되어 버린 것 같다. 공짜를 좋아하는 것도 욕구를 억눌러서 생긴 반작용이다.
문제는 주변 사람들은 영수의 욕구를 눈치채는 순간, 불편함을 느끼게 된다. 그는 혼날까 봐 자기 행동을 복기한다. 지난 주 영호는 여자들 주려고 냄비를 치웠을 뿐이지만, 한번 꽂힌 음식을 계속 되뇌기 때문에 영수는 계속 오리탕 타령을 한다. 어릴 적부터 불규칙적으로 혼났던 탓에 자꾸 곱씹는 버릇이 생겼기 때문이다. 과거를 계속 탐방하는 사이에 타인을 관찰할 에너지를 소진하게 된다. 주변의 공기를 읽지 못하고 본인 만의 세계에 갇히게 된다. 과거 실수를 곱씹지만 뭐가 문제인지 모르니까 계속 잘못된 행동을 반복하고 계속 혼나는 악순환에 빠지게 된다.
현숙은 우울증이 또 도질 것 같다. MC 말대로 적극적으로 구애를 하셔야 한다. 팔짱 끼고 있으면 남자들도 모쏠이기 때문에 머뭇거리기 십상이다. 첫 연애부터 능숙한 사람 없고, 꿈꾸던 낭만이 다 실현되는 것도 아니다.
치마만 두르면 다 두들겨보는 영수가 현숙을 패싱하는 데는 다 이유가 있다. 본인도 남출이 안 오는 까닭을 알고 있다. 스스로 외모콤플렉스를 느끼니까 누군가 달래주길 원한다. 그런 하소연을 안 지 3일된 남자에게 너무 부담스럽다. 공감을 바라더라도 부정적인 감정을 뚱한 표정으로 대화 내내 토로하는 식이면 곤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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