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영을 시작한 지 어느덧 4개월이 되어간다.
그 어느 운동보다도 수영을 할 때면 잡생각이 사라지는 것을 경험한다. 어쩌면 내게 잘 맞는 운동이라서 그런지도 모르겠다.
어느 날, 잠을 자다가 물에 빠져 허우적대는 꿈을 꿨다. 숨이 쉬어지지 않을 만큼 깊은 물속에 빠져 ‘이대로 죽겠구나.’ 싶었던 순간이었다. 대학원 졸업을 앞두고 학업과 일, 그리고 봉사까지. 몽땅 완벽하게 해내려다 정신적으로 크게 무리가 왔던 때였다.
번아웃과 공황장애.
심리를 공부하는 사람에게는 정신적인 어려움이 찾아오지 않을 거라 생각했다. 지금 생각하면 참 무지했던 때다. 불안이 심해지면서 사람이 많은 곳에 가면 숨이 가빠졌고, 모두가 나를 바라보고 있는 것 같은 두려움에 갇히기도 했다. 그 누구에게도 나의 힘듦을 제대로 털어놓지 못한 채, 나는 조금씩 추락하고 있었다.
그때부터였다. 건강한 삶으로 나를 다시 회복시키겠다고 마음먹고, 무작정 아침에 일어나 동네 한 바퀴를 걷기 시작했다. 특별한 방법은 없었다. 그저 걷고, 움직였다. 그렇게 몸을 움직이며 굳어 있던 몸과 마음을 조금씩 풀어낸 시간이 어느덧 2년이 되어간다.
그러던 중 새로운 도전에 눈을 뜨게 됐다. 수영이었다. 처음 물속에 들어갔을 때는 악몽 속 장면이 떠오르기도 했다. 물속에 잠기면 숨을 쉬지 못할 것 같은 두려움도 있었다.
그런데 참 신기하다. 조금씩 물에 익숙해지고, 숨을 고르고, 몸을 맡기다 보니 어느 순간부터 물이 좋아지기 시작했다. 지금의 나는 유연한 돌고래처럼 물속을 헤엄친다. 물론 내 개인적인 생각이다.
한때 나를 두렵게 했던 물속에서 이제는 가장 고요한 시간을 보낸다. 회복이라는 것은 어쩌면 특별한 일이 아닐지도 모른다. 거창한 결심을 하고 단번에 나를 바꾸는 것이 아니라, 작은 것 하나부터 조금씩 실천해 나가는 것.
오늘은 조금 걷고,
오늘은 조금 움직이고,
오늘은 내 몸의 감각을 느껴보는 것.
그렇게 하루하루를 살아내다 보면 어느 순간, 회복은 내가 애써 붙잡으러 가지 않아도 내 곁에 와 있다. 극복하기 위해 무작정 내가 달려가는 것이 아니라, 내가 오늘 할 수 있는 작은 일을 계속해 나가는 것. 그러다 보면 어느 순간 극복이 내 눈앞에 와 있는 것을 발견하게 되는 것.
어쩌면 그것이 내가 배운 회복이고, 내가 이해하게 된 극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