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일의 휴무일이었다. 365일 돌아가는 쿠팡 물류센터에 다니는 나는, 같은 주 5일 근무라도, 일하는 주말도 있고, 쉬는 평일도 있다. 조별로 돌아가며 스케줄 근무를 한다. 평소 근무일에는 새벽 5시 50분에 일어나, 6시 10분에는 집을 나서야, 6시 50분에 여유 있게 통근버스를 탄다. 이른 아침에 뛰어다니기 싫어서, 좌석이 여유로울 때 타기 위해, 약간 서두른다. 일은 8시에 시작한다. 습관이 무섭다고 쉬는 날도 8시 전에 눈이 떠진다. 전날 아내와 아들이 잘 때 같이 일찍 잤기 때문인지, 휴무일임에도 불구하고 5시 40분에 일어났다. 새벽에 올해 온라인카지노 공모전 한 챕터를 썼다. 무에서 시작하는 것은 아니다. 작년에 응모했던 작품을 가지고 대대적인 개정작업을 하고 있다.
휴무일엔 내가 아내 대신 아들을 어린이집에 데려다주는데. 9시에 나의 투싼 리콜이 예약되어 있었다. 아침 댓바람부터 현대차 블루핸즈에 리콜받으러 갔다. 일종의 소프트웨어 업데이트인데 이번 건은 무선 업데이트가 안 되어 직접 센터에 가야 한다. 나는 티맵이나 네이버 내비 대신 순정 내비 커넥티드를 쓴다. 티맵이나 네이버 내비처럼 실시간 교통정보가 반영된다. 커넥티드의 도착 예정시각이 8시 57분이었고, 네이비 내비는 8시 53분이라 안드로이드 오토로 네이버 내비를 잡았다. 좀 늦어도 상관없었을 텐데, 괜히 늦으면 안 될 것 같았다. 출근시간이라 도착시간은 예상시간보다 더 늘 것 같았다. 나의 휴무일 예약 가능한 블루핸즈가 거기밖에 없었다. 거기가 내가 다니는 정신과 근처였고, 마침 약 타러 갈 날이기도 했다. 리콜을 받고, 약 타러 갔다.
"오빠, 나 오늘 아침에 바빠서 집 정리를 못했어. 집 좀 정리해 놔. 좋은 일이 있을 거야."
병원에서 약 타고 나오는데 아내에게서 전화가 왔다. 알바 가는 길인가 보다. 좋은 일이 생긴다는 것은 아내 알바 다녀와서 점심 먹고 카페 가자는 이야기는 아니겠지? 집에 돌아와서, 옷을 개고, 여섯 살 아들의 장난감이 점령한 사실상 아들의 놀이터인 마루를 정리했다. 또 아들의 바카라장이 있는데 불필요한 바카라들 싹 빼고, 요즘 나랑 공부하는 한글 바카라, 요즘 보는 바카라들 몇 권만 남겼다. 정리의 느낌보다는 큐레이팅의 느낌으로. 뺀 바카라은 잘 정리해 둔 것은 아니고. 집 곳곳 안 보이는 창고처럼 쓰는 공간들에 분산해 던져 놓고 문을 닫았다. 보상으로 아내랑 멋진 카페에 간 것은 아니고, 동네 컴포즈 가서 아아 한 잔과 카페라떼 한 잔을 사 와서 집에서 마셨다. 목요일 아들 생일이다. 토요일 일요일 나의 휴무일이고, 아들 생일 기념 여행으로 춘천에 간다. 해피초원목장에 가서 양 소 당나귀 토끼 밥 주고, 아웃오브파크 카라반 캠핑카에서 하루 자고, 다음날 레고랜드 갔다 올 계획이다. 아들을 위한 일정이고, 계획은 내가 짜지만, 최종 결재는 아내가 한다. 결재가 안 나면 못 간다. 카라반 예약을 하고 결제를 했으니 이미 결재는 난 거다. 주말 춘천 아들 생일 기념 여행을 위해 그때까지 돈을 안 쓴다.
그리고 아들이 어린이집 갔다 태권도 갔다 집에 돌아올 때까지 마루에서 글을 썼다. 밥 먹고 아들 목욕시키고 같이 한글 공부를 했다. 요즘은 웅진 스마트올 패드 학습지 대신 스마트올 살 때 준 종이 학습지 바카라을 떼고 있다. 내년 4월에 웅진 계약이 끝나면 패드 학습지는 더 안 할 생각이다. 학습지를 구독할 생각도 없다. 그냥 아이의 흥미에 맞는 학습지 단행본이나 시리즈를 그때그때 사서 바카라 떼기를 할 생각이다. 집에 있는 웅진 종이 학습지를 떼면 길벗스쿨 슈퍼파닉스 한글 바카라 떼기를 할 생각이다. 지금부터 공부시켜야 할 때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학교 가기 직전 연도인 내년부터 살살 시작하면 되는데, 사실 그때부터 공부 머리가 트이는데, 어쨌든 같이 공부하며 논다. 흥미와 습관 태도 뭐 그런 것. 아들이 기본적으로 공부를 놀이로 생각하고 좋아한다. 그리고 내가 내 교육관 대로 아들에게 실천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아내의 요구를 들어주고, 불안을 해소시켜 주어야 한다.
아내와 아들이 잘 때 글 쓰다 자고 싶었는데, 아내가 자라는 눈치라 잤다. 회사 가서 힘들까 봐 하는 마음인데. 나는 글을 써야 하는데. 그런 마음이다. 공모전에 응모할 작품도 에디트 해야 하고, 오늘의 글도 써야 하는데. 올해는 긴 글럼프가 여러 번 있었다. 그러나 보니 조회수가 확 빠졌다. 구독자 수가 줄지는 않았다. 빠졌다가 들어왔다가 아주 천천히 늘고 있다. 구독자 한 명 늘면 당연하고, 구독자 한 명 빠지면 서운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