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일은 반갑지 않지만, 곧 익숙한 일이 된다

by최다함


작년 1월부터 3개월 쿠팡 물류센터에 일용직으로 다니다, 4월부터 계약직으로 다녔다. 쿠팡 물류 공정엔 크게 입고, 출고, 재고조사, 허브가 있는데, 일용직으로 다니는 동안 난 입고로만 나갔다. 처음에 입고로 나가서, 적어도 일에서는 변화를 싫어하는지라 나가던 데로 나갔다. 계약직 면접이 따로 있는 것은 아니고, 반나절 교육 듣고 반나절 일체험하는 하루 일정의 웰컴데이를 통해 채용이 결정된다. 나는 웰컴데이에 QC라는 공정에서 실습을 했고, QC로 입사를 해서 지금까지 다니고 있다.


입고에 속한 공정인데, 일반 입고랑은 성격이 다르다. 난 일용직으로 다니는 동안 이런 부서가 있다는 자체를 몰랐다. 세 달 일용직을 나가면서 입고 내에서는 이 일 저 일 다해 보았는데, 계약직 입사하며 듣도 보도 못한 조직의 일원이 되었다.


Quality Control 품질관리 부서인데, 주로 재고상품 반출하고 파손상품 폐기하는 일을 한다. 나는 반출 일을 주로 한다. 보통 포장을 하거나, 상차를 한다. 상차를 한다는 것은 물리적으로 상차를 한다는 것은 아니고, 전산 상으로 상차를 한다. 가만히 서서, 포장을 하고 바코드를 찍고 송장을 뽑아 전산처리를 하는 것은 아니다. 진열대의 상품도 집품하고, 집품하여 팔레트에 적재한 상품을 가져오고, 포장된 상품을 랩핑하여 도크에 내놓는다. 박스 포장을 하고, 바코드를 찍고, 송장을 뽑아 붙이는 일만 하는 것은 아니고, 자키로 팔레트를 끌어다 포장하고, 자키로 파레크를 끌어 도크에 내놓는다. 직접 집품을 하고, 작업장까지 끌어오기도 한다.


지금은 많이 적응이 되었는데. 멀티가 안 되는 나는 무난히 업무를 수행하기까지 시간이 걸렸다. 좀 복잡하다. 같은 일을 연속해서 반복해서 세 번만 해보면 어느 정도 일은 파악하는데. 항상 새로운 업무를 시작할 때면 당황한다. 난 변화가 싫다. 그렇다고 변화를 받아들이지 않거나 저항하는 건 아니다. 난 어제와 오늘과 내일이 같기를 바라지만 그런 세상은 없다.


처음으로 AGV 집품을 했다. AGV는 로봇 진열이다. 사람이 카트를 끌고 고정된 선반에 물건을 넣고 빼는 게 아니라, 로봇청소기처럼 생긴 로봇이 선반을 들고 오면, 사람이 로봇이 들고 온 선반에 물건을 넣고 뺀다. 우리는 안 팔리는 돌려보낼 재고상품을 빼 오는 것이다. 안 하던 일이고 초기설정이 처음엔 좀 복잡하다. 난 이 일은 피하고 싶었는데.


새로운 일은 반갑지 않다. 연속해서 반복해서 세 번 하면 익숙해져서 더 이상 새로운 일이 아니다. 괜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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