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게 그런 날들이 있었다. 지난 일임에도 미안하고 그런 미안함에 사는 게 죄인 것 같던 날들. 미안해서 잘못한 것들만 잔상들로 남던 시간. 허공에 눈길을 뻗고 두 다릴 오므린 채 멍하니 멈춰있던 시간. 이젠 그 시간들의 이유를 알 것 같다. 지나고 보니 알게 되더란 말이 와닿는다. 비를 피하려고 차 안으로 도망치던 기억처럼, 또는 일을 그만두려 가슴속 사직서를 내밀던 순간처럼, 그 절망 가득한 기억은 시간의 힘을 빌고 빌어 결국 벗어날 흔적이었다. 미웠던 기억들에게 고맙다. 그런 시간들로부터 자유로운 내가 결국은 이렇게 고마워하고 있다. 숱하게 뒤척이던 밤이나, 숯검댕이 눈썹을 찡그리던 낮이나. 허우적거리던 정밀한 기억들을 기쁨이 끌어안는다. 희열이라기엔 부족하지만 기쁨이라기엔 넘치는 나날들. 그 나날들이 이제야 위로를 건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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