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곡점 - KBO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야구 대표팀 24인이 발표됐다. 구단별 안배가 돋보인 균형 잡힌 명단이지만, 더 눈에 밟히는 이름들이 있다. 타격감이 절정인데 포지션에 막힌 강백호, 부상 변수에 걸린 김택연과 김영웅. 국가를 대표하는 24인의 풍경과, 명단 밖 선수들에게 아직 남아 있는 3개월이라는 시간에 대해 썼다.
6월 11일 오후 2시, 아시안게임 야구 대표팀 24인이 발표됐다. 구단별 최소 1명, 최대 3명. 어느 팀에 부담이 쏠리지 않게 고르게 짠, 나름 안배가 잘 된 명단이었다. 9월 막판 순위싸움을 앞두고도 구단과 감독들이 차출에 협조한 흔적이 명단 곳곳에 보인다. 그런데도 발표문을 다 읽고 나면, 명단 안의 스물네 명보다 명단 밖의 몇 이름이 더 오래 남는다.
한화의 강백호가 그렇다. 타격감만 보면 와일드카드 한 자리는 그의 것이어야 했지만, 문제는 방망이가 아니라 자리였다. 지명타자로 굳어진 포지션과 잔부상. 24인 단기전에서 ‘방망이만 쓰는 한 자리’는 사치고, 대표팀 입장에서는 1루와 3루를 모두 막는 노시환이 더 합리적인 선택일 수 있다. 둘 다 항저우에서 병역을 해결했으니 이번 선발은 배려가 아니라 순전히 전력 계산이었다는 뜻이다. 두산의 김택연도 부상이라는 변수만 아니었다면 최민석이나 박준순을 밀어내고 비행기에 올랐을지 모른다. 그간 국제대회마다 불려 나가 공헌해 온 이름이라 더 아쉽다. 한편으로 두산은 이번 차출로 투수 두 명이 빠져나가, 9월 마운드 운영의 타격이 유독 커 보인다. 삼성의 김영웅 역시 몸 상태가 발목을 잡았다. 유격과 3루를 모두 소화하는 내야수지만, 하필 3루 자원이 포화인 내야에서 물음표까지 붙으면 답은 정해진다. 잘해서 뽑히는 게 아니라, 잘하는데도 못 뽑히는 명단. 24라는 숫자가 만든 풍경이다.
대회까지 약 3개월. 단기전 명단은 발표일에 끝나지 않고 출국일에 완성된다. 부상이라는 변수는 누구에게도 예외가 없고, 문은 명단 밖의 선수들에게도 똑같이 열려 있다. 이름이 불리지 않은 선수들이 폼을 놓지 않았으면 좋겠다.
3개월은, 아직 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