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의 변곡점 ― 천장은 금리가 정했고, 바닥은 자사주가 받쳤다
코스피는 한 주 동안 3.3% 올랐다. 그 상승은 월요일 하루 4.61%에서 전부 나왔고, 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네 거래일을 이으면 1.2% 내렸다. 화요일 13시 7,171.52를 찍은 뒤 장중 고점은 7,112.48, 7,072.79, 6,948.83으로 하루에 한 칸씩 내려앉았다. 목요일부터 외국인이 팔고 기타 법인이 받았다. 천장은 금리가 정했고 바닥은 자사주 매입 일정표가 받쳤는데, 그 일정표는 10월 중순에 끝난다.
한 주를 마치고 보면 성적표는 +3.3%다. 상승했다. 월요일 하나가 4.61%였고, 나머지 나흘을 이으면 1.2% 하락이다. 주간 요약은 오른 주라고 적고, 화요일 아침에 산 사람의 계좌는 내린 주라고 적는다. 둘 다 틀리지 않았다. 이번 주에 기록할 것은 얼마나 올랐느냐가 아니다. 그 상승이 어느 하루에 있었고, 나머지 나흘이 무엇을 했느냐다.
60분 차트에 담긴 건 화요일부터 금요일까지다. 월요일 4.61%는 화면 밖에 있다.
화요일 13시 봉이 7,171.52를 찍고 긴 윗꼬리를 남기며 돌아섰다. 이어진 두 봉이 오전 다섯 시간의 상승분을 지웠다. 그다음부터 장중 고점은 7,112.48, 7,072.79, 6,948.83이다. 급락이 없었다. 매일 조금씩 낮은 자리에서 멈췄을 뿐이다. 7,000 위에서 닫은 날은 수요일과 목요일 이틀뿐이었다.
봉의 모양에는 지수보다 먼저 바뀐 것이 남아 있다. 목요일 첫 봉은 6,898.45까지 아래로 길게 늘어졌다가 오후 봉들이 몸통을 하나씩 되감았다. 금요일은 -3.29%로 열린 시가 6,802.50이 그대로 종일 저가가 됐다. 아래로 늘어진 날과 아래에서 열린 날의 차이는 크다. 전자는 낮에 받아내는 손이 있었다는 뜻이고, 후자는 받을 필요도 없이 그 값이 시작점이 됐다는 뜻이다.
월요일의 수급은 단순했다. 개인이 6조 8,212억을 팔았고 외국인 2조 5,533억과 기관 2조 6,327억이 받았다. 목요일부터 방향이 뒤집힌다. 외국인은 목요일 2조 5,470억, 금요일 2조 3,040억을 팔았고 금요일에는 기관 1조 2,235억이 더해졌다. 반대편에 개인 1조 8,658억이 섰다. 월요일에 판 손이 목요일에 사고, 월요일에 산 손이 목요일에 팔았다. 나흘 사이에 자리를 맞바꿨다.
지수는 이 교체를 느리게 반영했다. 받아낸 쪽은 기타 법인이다. 목요일 1조 6,671억, 금요일 1조 6,492억.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의 자사주 매입이다. 10월 중순까지 계속되는 자사주 매입이 코스피의 하방을 받쳤다.
미 재무부는 장기물 바이백을 60억 달러로 늘렸다. 그런데도 10년물 금리는 3년 만의 최고로 올라섰다.
여기에 '바이백 실패'라는 이름이 붙었다. 다만 같은 주의 입찰 결과는 반대쪽을 가리킨다. 390억 달러 10년물은 낙찰금리 4.834%로 입찰 직전 시장금리 약 4.849%보다 1.5bp 낮게 끝났고, 응찰률 2.71배에 간접입찰 79.2%였다. 30년물도 5.308%에서 소화됐다. 사는 손이 없어서 금리가 오른 게 아니다.
바이백은 원래 일정과 대상을 미리 공표하고 집행하는 정례 유동성 도구다. 못 한 것은 조달이 아니라 가격 통제다. 60억 달러가 4%대 중반 금리의 중력에 비해 작았다는 쪽이 근거가 선다. 사는 손은 있다. 다만 더 높은 값을 받고서야 산다. 그 무게가 국내로 넘어왔다. 국고채 3년물이 4.014%로 2년 10개월 만에 4%대에 올랐고 10년물은 4.540%다. 한국은행 기준금리는 3.00%인데 3년물이 4%를 넘었다. 정바카라이 정한 값보다 시장이 매긴 값이 위에 있다는 뜻이다.
한국은행은 통화신용정바카라보고서에 레버리지 ETF를 변동성 요인으로 적었다. 올해 1~7월 일별 수익률 표준편차 4.1%, 시가총액 상위 30개국 중 가장 높다. 같은 힘이 들어와도 여기서 더 크게 흔들린다는 말을 중앙은행이 문서로 남긴 것이다.
화요일 새벽 예멘 후티가 드론과 미사일로 사우디 남부 아브하·하미스무샤이트·지잔·나즈란을 공격했다. 아람코 시설과 공군기지가 표적이었고 73명이 다쳤다. 브렌트유는 97~99달러로 움직였고 목요일에는 100달러 선에 닿았다. 같은 날 엔·달러는 153엔대로 2월 중순 이후 최고였다.
미국은 사우디에 군사고문 100여 명을 보내 정보를 공유할 뿐 공격에 직접 참여하지 않았고, 과거와 달리 사우디 전투기에 공중급유 같은 작전 지원도 하지 않았다. 국무장관은 배후에 이란이 있다고 공개 지목했다. 후티 전선에는 들어가지 않고 이란 전선에만 서 있는 셈이다.
두 가지로 읽힌다. 하나는 미국이 중동에서 전선을 넓힐 여력을 잃었다는 해석이다. 다른 하나는 지배력을 잃은 게 아니라 비용을 동맹에 넘기고 있다는 해석이다. 사우디가 자기 전력으로 보복하고, 한국과 일본이 해협 경비를 요구받는 구조는 후자를 뒷받침한다. 미국과 이란은 서로 먼저 물러서면 지는 자리에 들어가 있고, 그사이 값을 치르는 쪽은 시설과 민간인이 있는 중동 국가들이다.
한국도 이 판 안에 있다. 미국 대통령은 한국과 일본에 호르무즈 군함 파병을 공개 요구했고, 미 당국자는 9월 4일 여전히 기다리고 있다고 압박했다. 정부는 해상초계기 P-8A와 군수지원함 소양함 파견을 검토 중이며, 이란은 한국어로 경고를 냈다.
유가와 환율이 지난주까지는 밖에서 들어오는 변수였다면, 이번 주부터는 우리 쪽 결정에 따라 값이 달라지는 변수이기도 하다.
금요일 장 마감 뒤 나온 미국 8월 CPI는 전년 대비 3.4%로 예상에 맞았다. 문제는 근원물가였다. 전월 대비 0.3%로 예상치 0.2%를 넘겼고, 발표 직후 9월 인상 확률은 90%를 넘어섰다. 15~16일 FOMC 결과는 한국시간 17일 목요일 새벽 3시에 나온다. 17~18일 BOJ 회의에는 1.25%로의 인상이 97% 확률로 반영돼 있었다(8일 기준). 18일 금요일은 미국 분기 만기일이다. 한국은행은 9월에 금리를 정하는 회의가 없어 10월 하순까지 3.00%에 머물고, 그다음 주는 추석 연휴다. 미 재무부가 60억 달러로 누르지 못한 값을, 이번 주에는 연준이 정한다.
화요일 고점 7,171.52와 금요일 시가 6,802.50, 다음 주는 이 두 숫자 사이 어디에 서느냐가 전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