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의 변곡점 - 한국 금리인상(0.25%)
코스피 배는 제자리로 돌아왔다. 목요일 종가 6,912.37은 전주 마지막 종가 6,912.95보다 0.58포인트 아래였다. 사흘을 통째로 써서 도착한 곳이 출발점이었고, 금요일 하루로 다시 6,788.88까지 밀렸다. 주간으로는 124포인트, 1.79% 하락이다. 항로는 그대로인데 갑판 위 사람이 바뀌었다. 금리를 올리는 국면에서 배가 앞으로 나아가는 일은 원래 쉽지 않다. 그래서 이번 주에 중요한 것은 얼마나 갔느냐가 아니라 누가 남았느냐다.
월요일 코스피는 3.12% 내린 6,696.96으로 주간 최저를 찍었다. 삼성전자 -8.7%, SK하이닉스 -3.41%. 외국인과 기관이 합쳐 약 4조 9,700억 원을 팔았다. 그런데 같은 날 오른 종목이 576개, 내린 종목이 286개였다. 목요일에는 6,912.37까지 올라 나흘 만에 3.2%를 되돌렸다. 8월 한 달로 넓히면 삼성전자가 12%, SK하이닉스가 17.23% 빠졌고 사이드카는 두 번 걸렸다.
변동성이 커지자, 보유가 아닌 매매를 선택 했다. 화요일 코스피는 2.4% 하락 출발해 0.68% 상승으로 끝났다. 외국인이 3조 8,200억 원을 파는 동안 개인이 1조 원, 기관이 1조 1,700억 원을 받아냈다. 수요일 0.97% 상승도 외국인 복귀가 아니라 기관 7,603억 원 순매수가 만들었다. 금요일에도 외국인 1조 5,830억 원, 기관 2,917억 원 순매도에 개인이 2,638억 원을 받았다. 그날 역시 오른 종목이 더 많았고, 지수를 끌어내린 것은 삼성전자·SK하이닉스·삼성바이오로직스 세 종목이었다.
8월 일평균 거래대금은 26조 2,770억 원으로 연중 최저다. 5~6월 50조 원대의 절반이다. 거래는 줄었는데 손바뀜은 계속됐다. 파는 쪽과 사는 쪽이 같은 숫자를 보고 반대로 읽었다. 한쪽은 이 진폭을 위험으로 보고 내렸고, 다른 쪽은 방향으로 보고 탔다. 시장의 방향성에 대해 아직 합의가 끝나지 않았다.
목요일 한국은행은 기준금리를 2.75%에서 3.00%로 올렸다. 두 달 연속 인상은 3년 7개월 만이다. 시장 다수는 동결을 봤다. 점도표 21개 중 3.25%가 10개, 3.50%가 6개다. 21개 중 16개가 현 수준 이상을 가리켰다. 총재는 중간값 3.25%를 두고 앞으로 네 번의 회의 중 한 번 더 올리는 경로라고 설명했다.
방향이 이미 정해져 있다는 뜻이다. 풀린 돈이 자산으로 건너가는 통로에 미리 비용을 붙여두는 것, 통화당국의 가장 오래된 본업이다. "호미로 정바카라을 편 것"이라는 말은 겸손이 아니라 일정표에 가깝다. 미리 당겨 썼으니 이제는 천천히 가겠다는 뜻이다. 인상 당일 3년물 금리가 3.78%로 오히려 내린 것도 시장이 이 일정을 이미 읽었기 때문이다.
연준은 정반대였다. 기준금리 3.50~3.75%에 손을 대지 않은 채 말만 했다. 잭슨홀 첫 등단에서 케빈 워시는 기조적 물가가 목표로 수렴한다는 확신이 필요하다고 했고, 지금의 금융여건을 제약적이라 부르기 어렵다고 했으며, 비전통 수단은 위기에만 쓰거나 아예 쓰지 말라고 했다. 마무리는 특정 결정이 아니라 규율에 대한 약속이었다.
시장 평가는 정확히 반으로 갈렸다. 매파 선언으로 읽은 쪽은 이번 연설 한 건을 봤고, 아무 신호도 주지 않겠다는 선언으로 읽은 쪽은 취임 이후 포워드 가이던스를 중단해 온 일관된 방침을 봤다. 두 진영은 대등한 게 아니라 참조 기간이 다르다.
한국은 다음 수를 알 수 있고 미국은 알 수 없다. 원칙을 말하는 의장일수록 다음 회의에서 무엇을 할지는 지표가 정하고, 그 지표를 둘러싼 정치 일정과 인적 구성은 시장 밖에 있다. 9월 인상 확률이 관측 시점마다 40%에서 55% 사이를 오간 것이 그 불확실성의 크기다. 9월 증시는 예측이 아니라 대응의 영역이다.
이번 주 한국 기업은 네 번 주주환원을 말했고 네 번 실망시켰다. 월요일 삼성전자·SK하이닉스 발표가 기대에 미달해 주간 최저점을 만들었다. 수요일 현대차는 자사주 소각을 발표하고도 눈높이에 못 미쳐 3% 내렸다. 목요일 SK이노베이션의 SKIET 합병 계획에는 쪼개기 상장 이후의 주가 하락 바카라임론이 붙었다. 금요일 삼성바이오로직스는 3조 원 규모 유상증자를 내놨다.
발표를 했는데 빠졌다는 것이 핵심이다. 예전에는 환원의 유무가 재료였고 지금은 규모와 진심이 채점 대상이다. 같은 주 엔비디아는 잉여현금흐름 213억 달러에 260억 달러를 돌려줬다. 미국장에서 배당과 소각을 겪어본 투자자는 실적 발표를 실적으로만 읽지 않는다. 얼마를 벌었는지가 아니라 번 것을 어떻게 나눌 생각인지를 본다.
분할과 합병도 같은 자리에 있다. 나눌 때의 이익과 다시 붙일 때의 손실을 서로 다른 사람이 가져가는 구조, 성공은 회사가 챙기고 실패는 주주가 감당하는 순서를 한 번 겪은 시장은 다음 발표를 같은 얼굴로 듣지 않는다. 70~80년대의 기업 스탠스를 유지한 경영진에게 이 채점표는 낯설 것이다.
아직은 미미하다. 개별 발표에 대한 반응은 나왔지만 그 반응이 지배구조를 바꾼 사례는 이번 주에 없었다. 금요일에도 지수를 만든 것은 여전히 세 종목이었다. 바뀐 것은 결과가 아니라 태도이고, 태도가 결과가 되기까지는 시간이 더 든다.
환율은 금요일 1,372.5원으로 13개월 만의 최저를 찍었다. 두 달 만에 170원 넘게 빠졌다. 그런데 원화가 가장 강했던 날 외국인이 가장 많이 팔았다. 강세는 머무를 이유가 아니라 회수 조건이 좋아진 상태이기도 하다.
암초는 줄지 않았다. 미국 장기금리는 여전히 높고 연준은 사주지 않겠다고 선을 그었다. 국내 반도체에는 다음 주 자체 이벤트가 없다. 재료는 전부 밖에서 온다. 당장 31일부터 이틀간 미국 애슈빌에서 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가 열려 통화정바카라과 부채, 글로벌 불균형을 함께 올린다. 9월 4일에는 미국 8월 고용보고서가 나온다.
그럼에도 배는 나아갔다. 월요일 3% 급락을 사흘 만에 되돌렸고, 그 사흘을 만든 것은 떠난 자금이 아니라 남은 자금이었다. 확인할 기준선은 목요일 고점 6,912.37 하나다. 국내 변수는 목요일에 다 썼다. 다음 주 지수는 여기서 만들어지지 않고 여기서 확인될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