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의 모든 순간이 영화가 되는 마법
로마에 도착했다. 공항을 빠져나오는 열차를 타고 지하철을 갈아탔다. 그때까진 사실 여느 여행지들과 다른 걸 못 느꼈다. 바르셀로나도 비슷했고 파리도 비슷했다. 지하철에서 내려서 콜로세움 역을 나오자마자 입이 벌어졌다. 역에서 내리자마자 0.1초 만에 감탄하게 만든 도시는 로마가 처음이다. 와.. 여기가 현실의 도시인지, 누군가 만들어놓은 거대한 세트장인지 경계가 흐려진다. 내 눈앞에 있는 건물 하나하나가 전부 유적이고, 골목을 꺾을 때마다 2천 년 전의 기둥이 아무렇지 않게 서 있다.
로마에선 역사가 박물관 안에 갇혀 있지 않다. 그냥 거리에 나와 있다. 카페 옆에, 버스 정류장 뒤에, 아무도 신경 쓰지 않는 골목 끝에.
다른 유럽 도시들이 세련됨으로 무장하고 있다면 로마는 좀 다르다. 허물없다. 인간미가 있다. 레스토랑 주인이 주문도 안 한 빵을 가져다주고, 길을 물어보면 이탈리아어로 열정적으로 설명해 주는데 하나도 못 알아듣겠지만 고마운 마음은 전해진다. 관광객에게 지쳤을 법도 한데 그런 티를 안 낸다. 아니, 어쩌면 내는 건데 내가 이탈리아어를 못 알아들어서 모르는 걸 수도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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