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프> 해설 1부 요약, <곡성>과 연결되는 부분

-이쯤에서 중간 정리.



해설 1부 요약

호프8.PNG<호프> 최초 공개 클립 캡처.


오프닝 시퀀스에서 소가 떡하니 죽어있음. 청년들이 호랑이 때문이라고 우김. 범석은 그거 믿고 호들갑 떨었는데 아니었음. 있지도 않은 호랑이를 만들어서 죄를 덮어씌운 것. 이 블랙코미디가 <호프> 전체를 암시함. (오프닝 시퀀스는 영화 전체를 예고하는 경우가 많음) 1980년대 dmz가 배경인 것도 보이지 않는 적과 싸우는 시대 분위기 반영.


범석은 외계인 때문이라며 뛰어다니지만 정작 사람은 지가 쏨. 마을 사람들도 "저기 괴물 있다"면서 막 쏨. 실은 주민끼리 총질하는 아수라장인 것. 그럼 마을에 널브러진 시체도 주민들 탓이 아닐까?


이런 의심은 영화에 보이지 않는 긴장을 가져옴. 우리끼리 내부총질했다니 생각만으로도 끔찍함. 이걸 해결할 외부의 적이 필요한 타이밍에 시의적절하게 괴물(외계인, 바미기르) 등장. 멋있는 액션이 막 펼쳐짐. 관객은 신나서 저놈이 범인이구나 생각하게 됨.


<호프>는 표면적으로 외계인과 쫓고 쫓기는 스토리가 맞음. 하지만 서브 텍스트로, 이 모두가 그저 주민들의 헛소동이고, 외계인은 억울하게 몰이당한 이방인이라는 뉘앙스를 깔고 있음.


그래서 말이 안 맞는 포인트들이 있는 거. 예를 들어 해술 아저씨의 말도 어딘가 이상함. 하지만 그걸 의심하지 못하게 액션, SF로 끌고 감. 그렇게 여러 가지 의미를 쌓고, 결정적인 순간(관객이 의심할 만한 순간) 마다 장르적 쾌감으로 끌고 가는 실력이 기가 막힘. 그래서 <호프>는 나홍진의 역작임.



<호프>는 <곡성>과 상당히 유사함

곡성2.jpeg<곡성> 스틸컷.

비극의 원인은 환영을 일으키는 독버섯임. 이건 뉴스에서 반복적으로 알려주는 팩트임. 하지만 중구(곽도원)는 믿지 않음. 수상한 일본인 탓이라고 생각해서 죽임.

그런데도 비극이 멈추지 않음. 그럼 누구 탓일까. 악마? 마을 여자? 무당? 알 수 없는 환영 속에서 허우적대다가 끝나는 스토리.


- <곡성>, <호프> 모두 초반에 사람들 죽어나감.

- <곡성>에서는 독버섯이 원인이고 <호프>에서는 알 수 없음.

- 하지만 주인공은 외지인(일본인, 외계인) 때문이라고 확신(잘못된 믿음).

가장 손쉽게 비난할 수 있는 대상에게 죄를 덮어씌운 셈.

- 결국 단체로 몰려가서 외지인 죽여버림.


사실 이건 집단광기이자 외지인에 대한 린치.

하지만 나홍진은 관객도 여기 동참하게 만듦(이게 중요☆) . 주인공이 이상하다는 생각을 못하게 만듦. 그래서 몇 가지 트릭을 씀.


- 트릭 1. 떠도는 말들 ("그 일본놈 때문이래", "괴물들이 있대").

증거 없지만 반복되면서 그럴싸해짐.

- 트릭 2. 장르적 쾌감.

<곡성>은 오컬트 미스터리를 최대로 끌어올림. <호프>는 액션의 쾌감으로 정신없이 질주함. 신나서 딴생각을 못하게 함.

- 트릭 3. 환영의 이미지.

예를 들어 외지인 목격한 썰. <곡성>에서 짐승 뜯어먹는 일본인, <호프>에서 해술이 아저씨가 본 외계인. 이건 팩트가 아니라 인물의 진술. 상상이 덧붙은 결과. 그래서 시점샷임. 하지만 관객은 사실이라고 믿음.


결국 우리는 사실과 무관하게 흥미진진한 소문을 믿고, 외지인 몰이에 동참하게 됨. 그렇게 관객까지 포함한 집단광기 완-성★


이것이 슬롯를 풍자하는 나홍진의 연출 방식. 관객은 이 트릭을 걷어치우고 다른 판단을 할 수 있는지를 묻고 있는 것. 한 마디로, 게임을 거는 거임.


연출적인 트릭을 쓰는 것=미끼를 던지는 것. 그래서 나홍진 영화에서는 낚시 이미지 반복됨(<곡성> 첫 장면에서 미끼 끼우는 일본인. <호프>에서 외계인이 처음 등장하는 장소는 덫을 파는 어구 가게).



- 2부로 돌아오겠습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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