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홍보와 <와일드씽>, 그리고 <호프>

와일드씽2.jpeg<와일드씽> 포스터.


○ 좋은 시도와 엇갈린 타이밍 <와일드씽>

지금 생각하면 <와일드씽>은 200만은 찍었어야 할 작품이다. 일단 영화가 괜찮고, 홍보가 기깔났기 때문.


한국 영화계에 흔치 않은 소동극+로드무비에 개그 코드도 재미났다. 웃음이 픽픽 새어나오게 만든다(예를 들어 사랑의 총알 쏘던 최성곤이 가수 접고 진짜 사냥꾼이 됐다거나ㅋㅋ). 중간에 약간 루즈하지만 후반부는 달려가는 리듬도 좋다.


무엇보다 한국 영화계에 처음 등장한 홍보 방식. 아이돌을 다룬 영화라고 냅다 무비를 공개해버리는 패기. 이 아이디어 낸 직원 보너스좀 팍팍주세요. 게다가 진짜 아이돌 앨범처럼 포토카드를 넣어 OST CD를 팔기도 하고. 2000년대 잡지 커버같은 저 포스터 디자인도 이쁨.


하지만 흥행에서 중요한 건 '개봉 타임라인'. 홍보가 너무 일찍 터진 탓에 뒷심이 달려서 열풍을 이어가지 못했다. 2주 전에 무비 풀고, 1주 전에 멤버 소개 영상, 개봉 직후 예능 쭉 돌면 딱 맞았을텐데.


그래서 100만을 일찍 돌파했으면 음방도 나오고, 류승룡 배우가 했던 '니가 좋아' 챌린지도 쭉쭉 이어가고, 유튜브 채널 여기저기 트라이앵글 컨셉 그대로 출연하고. 그래서 영화 개봉과 함께 밈이 돌았으면 300만도 가능했을 것이다. 그런데 개봉까지 텀이 너무 긴데다가, 예능을 미리 나가버리니까 개봉 직후 땔감이 부족하고, 100만도 늦게 찍으니 음방을 나가기도 애매한 나쁜 루트에 빠졌던 것.


하지만 <와일드 씽>이 영화 안팎에서 보여준 시도는 여전히 의미가 크기 때문에 국내 영화계에 계속 좋은 영향을 주리라고 생각한다.


호프.jpeg<호프> 스틸컷.

○ 개봉 앞둔 <호프>

일단 <호프> 시사 참석을 못해서 내일 개봉을 기다리고 있다. 내용은 모르겠고 홍보만 보자면, 거장 영화의 그것을 따르는 모양새다.


나홍진의 신작이라는 데 초점을 두고 있고, 배우들도 무게감있고 정갈한 채널 위주로 출연을 하는 것 같다. 시슬롯에 스타가 대거 출동한 것을 보여주는 것도 '대작'이라는 데 홍보의 초점이 맞춰져 있다. 가볍고 즐거운, 관객이 가지고 놀 만한 거리를 던져주는 콘텐츠는 잘 없다. 최근 트렌드와 잘 맞지 않아서 좀 아쉽지만, 나홍진의 무게를 생각해서 결정한 방향일 것이다.


또 나홍진은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호프>에 담긴 테마에 대해 설명했는데, 개봉 전에 감독이 영화의 의미를 직접 설명하는 일이 흔치는 않다. 아마도 시슬롯 반응이 액션 씬에 쏠린 것을 보고, 영화에 대한 깊이있는 해석을 촉발하려는 시도이지 않을까 뇌피셜을 써 봄.


그런데 감독이나 제작진이 나서서 영화를 설명하는 경우 관객의 리뷰 욕구가 줄기 때문에, 여기까지 하는 것이 딱 좋을 것 같다. 흥행을 위해서 본인 등판은 마지막까지 미루는 것이 좋다. 그래도 칸 영화제 시즌부터 쭉 주목을 받은 점, 인상이 찌푸러지는 바이럴이 없는 점은 긍정적이다.


한국 영화 사상 기록적인 제작비, 해외 반응, 시리즈가 이어질지 여부 등이 달려있기 때문에 나홍진에게는 흥행 측면에서 매우 중요한 작품이 될 것이다. 이제 남은 것은 결과를 보는 일인데, 개봉 직후 1~3일 관객 반응이 향방을 가르리라 예상된다.

카지노 게임의 이전글<맨 끝줄 소년>이 이야기를 대하는 태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