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사남> 성공 뒤… 주저앉은 '중소영화'

극장가도 "K자 성장"… 중소 영화 관객 수 22% 감소


산업 간 'K자형 양극화'가 심화하는 가운데 극장가도 같은 파고를 맞고 있다. <왕과 사는 남자>가 관객 수 1700만에 달하는 초대박을 거두는 동안, 중소 영화 관객 수는 작년 대비 22% 줄어들었다. 기대받은 작품은 부진했고 아카데미 시즌을 겨냥한 외화도 힘을 쓰지 못했다. 한국 영화계 허리층의 붕괴가 뚜렷해지는 모양새다.


<프로젝트 Y> 스틸컷

5명 중 1명은 중소 영화 떠났다

영화진흥위원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올 1분기에 관객 수 100만 명 미만의 '중소 영화'를 찾은 관객 수는 총 883만 명이다. 이는 지난해 동기 1125만 명에 비해 21.5% 줄어든 수치다. 중소 영화를 떠난 관객 수가 242만에 이른다는 뜻이다.


그 이유로 중규모 작품의 부진이 꼽힌다. <프로젝트 Y>, <하트맨> 등 기대작들이 관객 수 30만에 못 미치는 성적을 냈다. 아카데미 시즌에 개봉하며 높은 작품성으로 주목받은 <센티멘탈 밸류>, <햄넷> 등 외화도 관객 수 10만을 채우지 못한 채 종영했다.


지난해의 경우 <말할 수 없는 비밀>이 82만, <퇴마록>이 50만, <서브스턴스>가 40만을 기록하며 볼 만한 중소 층을 이루었다면, 올해는 <호퍼스>(76만)을 제외하고 <오늘 밤, 세계에서 이 사랑이 사라진다 해도>(37만)와 <내 이름은>(18만), <란 12.3>(16만) 정도가 눈에 띌 뿐이다.



<왕사남> 홀로 초대박… 빅 7은 제자리

1분기에 관객 수 100만 이상의 대형 영화를 찾은 관객 수는 약 3천만 명(2959만 명)으로 지난해 1500만에 비해 두 배나 늘었다. 이는 <왕과 사는 남자>의 흥행 덕으로 풀이된다.


지난해와 올해 1분기에 관객 수 100만을 돌파한 작품은 각각 7편이다. 작년 1분기 관객 수 1위를 한 작품은 <미키 17>(301만 명)이다.


한편, 2~7위 작품의 관객 수는 올해와 지난해 모두 1200만 정도다. 올해가 지난해보다 소폭(86만 명) 늘었다. 빅 7이라 해도, <왕사남>을 제외하면 제자리걸음이라는 뜻이다.



중규모 영화, 소규모로 쪼그라들어

관객 수 10만 이하의 영화는 어떨까? 총 관객 수가 74만 명(지난해 341만→올해 415만) 늘었다.


독립 영화판이 살아나고 있다는 뜻인가? 그렇게 보기는 어렵다. 독립 영화의 흥행은 관객 수 1만을 기준으로 판가름하는데, 이 규모 미만의 관객 수는 도리어 줄었기 때문이다(지난해 68만→올해 64만).


이러한 사정을 모두 고려할 때, 관객 수 100~10만의 성적을 거둬야 할 영화들이 주저앉았다고 해석하는 것이 적절하다. K자형 양극화가 심화하는 것이다.



여름부터 나아질까? 글쎄…

아직 1분기이므로 이런 분석을 일반화하기는 이르다. 또한 올해 나홍진의 <호프>와 <듄 3>, <어벤져스: 둠스데이> 등 대형 작품이 줄줄이 개봉을 앞두고 있다.


하지만 큰 작품이 전체 흥행을 이끌지 않음이 수치로 드러난 지금, 화제작을 기다리는 것은 해결바카라이 될 수 없다. 중소 영화의 고사를 막을 방안은 무엇일까. 허리부터 시작된 영화 생태계의 붕괴를 막을 골든타임이 얼마 남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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