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회 2. AI 시대의 자기배려

디지털에 함몰된 관계 버블이라면, 그만큼 벗어나는 것도 쉽다. 어쩌면.

by공존

AI 시대에 3차 장벽에서의 격차를 극복할 방법을 논의하기 전에, 두번째 위기에서 이야기했던 알고리즘, 소셜서비스, 인터넷 커뮤니티에 갇힌 슬롯적 관계망에 대해서 짚고 넘어가자.


오늘날 청소년들의 방은 물리적으로는 안전할지 몰라도 디지털 세계 안에서는 보이지 않는 거대한 철창에 갇혀 있다. 스마트폰 화면을 켤 때마다 밀려드는 유튜브 알고리즘, 인스타그램의 무한 피드, 그리고 익명의 목소리가 지배하는 인터넷 커뮤니티는 아이들을 저마다의 '소셜 버블(Social Bubble)' 속에 가둔다.


이 거품은 겉보기에는 맞춤형 정보와 재미를 주며 아이들을 환대하는 것 같지만 그 이면에는 알고리즘을 통해 아이들이 좋아하는 것, 듣고 싶은 것만 보여주며 생각을 편향되게 만들고, 이와 다른 생각을 가진 집단과는 철저하게 차단한다.


그 결과, 인터넷 커뮤니티 기반의 관계망 속에서 아이들은 자신과 무리를 이루지 못한 타인을 향해 쉽게 날카로운 배제와 차별의 언어를 내뱉는다. 반대로 그 무리 속에서 조금이라도 튀거나 거부당하면 극심한 은둔과 고립의 소용돌이에 빠져든다.

"얘가 방 문을 닫고 안 나와요."

"스마트폰을 빼앗으면 숨이 넘어갈 듯이 화를 내요."

"특정 커뮤니티 은어만 쓰면서 또래 집단에 끼지 못하는 아이들을 벌레 보듯 해요."


이러한 문제는 단순히 아이들의 의지 부족이나 스마트폰 중독의 차원이 아니다. 그보단, 디지털 자본주의와 AI 알고리즘이 설계한 거대한 구조 속에서, 아이들이 관계를 맺는 능력을 상실하고 슬롯적으로 고립, 파편화되고 있는 현상이다.


그러나, 방법이 없냐 하면 그렇지도 않다. 지난 겨울, 삼성가의 이부진 사장의 자녀가 수능에서 응시 전 영역 중 단 1문제만 틀리고 다 맞추며 서울대학교 경제학과 수시에 합격한 일이 있었다. 공부를 소홀히 하지 않는 삼성가의 전통 속에 초일류의 교육을 받았을 테니 이런 결과를 받아 마땅할 터이지만, 이 뉴스에서 사람들의 이목을 끈 것은 이부진 씨의 자녀가, 고등학교를 다니는 내내 스마트폰 없이 생활했다는 것이다.


표면적으로만 보면 단순히 공부에 집중하기 위해 핸드폰을 멀리한 것으로만 생각되기 쉽지만, 이는 AI 시대의 두번째, 관계의 위기에 있어 흥미로운 성찰점을 제공한다. 스마트폰이 함축하고 있는 우리의 삶에 대한 강력한 통제력과 소셜 버블의 위험성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하기 때문이다.




잠깐, 먼저 고대 그리스의 철학자 소크라테스 이야기를 살펴보자. 첨언하자면, 소크라테스는 오늘날까지도 수많은 교육 연구자와 철학자들에게 중요한 시사점을 던지는 인물이다. 특히 '너 자신을 알라'로 함축되는 자아 탐구의 문제를 우리에게 던지는데, 그와 관련해 <알키비아데스 대화편>이라는, 우리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그러나 소크라테스의 교육관을 함축하는 중대한 문헌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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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주하는 모든 문제를 관찰하고 검토하고 증명하는 것이 가장 좋은 공부라고 생각하는, 아이들 가르치는 사람. 고등학교 영어교사. 교육학 연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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