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losy 공감·관계·존재론

─ 나는 나를 찾는 대신 나를 놓지 않기로 했다 (1) - ❊ 33

byClosy

Closy 공감·관계·존재론

─ 나는 나를 찾는 대신 나를 놓지 않기로 했다 (1)



가까운 사람은 정말 나를 잘 알고 있을까


보통 사람들은 가까운 사람일수록 자신을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한다. 가족이나 오래된 친구처럼 오랜 시간을 함께한 사람이라면 내가 무엇을 좋아하고 싫어하는지, 어떤 상황에서 기분이 좋아지고 어떤 상황에서 화가 나는지 어느 정도 알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함께한 시간이 갈수록 그 사람에 대해 알고 있는 정보와 기억도 많아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가까운 관계에서는 “내가 너를 모르니?” 또는 “너는 원래 그러잖아.”라는 말을 종종 하게 된다.

그런데 가까운 사람이 나에 대한 정보를 많이 가지고 있다는 것과 현재의 나를 정확하게 이해하고 있다는 것은 조금 다른 문제일 수 있다.

오랫동안 알고 지낸 사람은 현재의 나뿐 아니라 과거의 나에 대한 기억도 많이 가지고 있다. 어린 시절 소심했던 사람이라면 가족에게는 여전히 소심한 사람으로 기억될 수 있고, 한때 화를 잘 냈던 사람이라면 지금은 많이 달라졌더라도 누군가에게는 여전히 화를 잘 내는 사람으로 남아 있을 수 있다.

이것은 상대가 나를 잘못 알고 있어서라기보다, 사람을 이해할 때 지금 눈앞에 있는 모습만 보는 것이 아니라 그동안 쌓아온 기억을 함께 사용하기 때문일 것이다.

그렇다면 가까운 사람은 나를 잘 알고 있는 것일까, 아니면 자신이 오랫동안 알고 있었던 나를 기억하고 있는 것일까.

물론 두 가지 모두알 수 있다. 가까운 사람이기 때문에 누구보다 나를 잘 이해할 수도 있다. 하지만 가까운 사람이기 때문에 오히려 과거의 나에 대한 기억이 너무 많아서 현재의 변화를 늦게 발견할 수도 있다.

이런 생각을 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질문이 하나 더 생긴다.

그렇다면 나는 나 자신을 얼마나 알고 있을까.




나 자신도 나를 완전히 알기는 어렵다


자기 자신은 태어나서 지금까지 한순간도 떨어져 살아본 적이 없는 존재다. 그런 의미에서는 세상에서 나를 가장 오래 경험한 사람은 나 자신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많은 사람들은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잘 모르겠다고 느낀다.

생각해 보면 이것은 그렇게 이상한 일이 아닐 수도 있다. 우리는 자기 자신과 가장 오랜 시간을 보내지만 동시에 자기 자신을 완전히 바깥에서 바라볼 수 없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내가 사람들과 이야기할 때 어떤 표정을 짓는지 나는 직접 볼 수 없다. 거울이나 영상을 보지 않는 이상 웃을 때 어떤 모습인지, 당황했을 때 표정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화가 났을 때 목소리와 몸짓이 어떻게 변하는지 다른 사람이 나보다 더 정확하게 알고 있을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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