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상카페

#874

by조현두

발밑에서 쉴 새 없이 일렁이며 요동치는 카페의 바닥은 마치 언제 가라앉을지 모르는 그들의 위태로운 관계를 고스란히 닮아 있었다. 창밖으로는 도시의 차가운 겨울 공기를 가르며 붉게 타오르는 저녁 노을이 내리고 있었고, 수면 위로 부서지는 금빛 윤슬이 그들의 창백한 얼굴을 아스라히 비추었다.


증발하는 시간 사이, 아름답게 사그라지는 그 붉은빛을 가만히 응시하던 두 사람 사이로 곧 닥쳐올 파국의 예감이 서늘하게 내려앉았다. 계절탓이었을까. 이윽고 두 사람은 저무는 윤슬을 배경으로 서로를 바라보다 조용히 입술을 맞댔다.


그 접촉은 사랑스러움이 가득한 연인의 교합이 아니었다. 그것은 서로의 영혼 밑바닥에 남은 마지막 온기마저 남김없이 긁어모으는 듯한, 애달프고도 지독하게 서글픈 입맞춤이었다. 맞닿은 입술 틈새로 부서져 내리는 노을빛만 그들의 곪아버린 상처를 가장 찬란하게 비추고 있었다.


그렇게 안녕을 이야기하고 뒤돌아선 사람의 뒤로 여명이 흩어졌다. 저녁의 노을이 남긴 여명이 뿌옇게 흐려지듯 떠난 사람의 시야가 눈물로 하얗게 번져갔다. 흐린 시선을 따라 발걸음은 따라갈 수 없어서. 그는 이름 모를 곳에서 한참을 울었다. 그렇게 살아서 마주할 영원한 마지막이 저물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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