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첩장 세장

by문학소녀

10월 셋째 주, 넷째 주

그리고 11월 첫째 주


공교롭게도 세 사람 모두

친하게 지내는 언니들이다.

언니들의 나이는 모두 쉰다섯.

결혼하는 딸들은 27, 28이다.

게다가 모두 장녀라는 공통점

이 있다.


수원, 용인, 서울

결혼식 장소도 제각각이다.


남편에게 조심스레 함께

가줄 수 있냐고 했더니 다행히

시간을 내어 보겠다고 한다.


주말이기도 하고 체력적으로

내가 대중교통을 이용해 먼 곳

까지 다녀오는 게 무리란 사실

을 알기에.. 고맙기도 하고

남편과 함께 갈 생각을 하니

마음이 놓이기도


모바일 청첩장을 들여다보는데

신기하기도 하고 기분이 묘하다.


결혼하는 신부들을 어릴 때부터

알아서인지, 아이들이 학생이던

모습이 엊그제 같은데 어느새

커서 한 사람의 짝을 만나 가정을

꾸린다고 생각하니 내가 더 울컥

했다.


그러다 문득 우리 아들들이 생각

났다.

스물여섯, 스물넷

아직 내 눈에는 어린애들인데

이 녀석들도 어느 날, 내게


"엄마 저 결혼할 사람 생겼어요"


그 말을 들을 때 나는 과연 어떤

표정.. 어떤 마음일까?


기쁘려나

섭섭하려나

아이들이 대견할까

그것도 아니면 겉으로는

쿨한 척 하지만 뒤돌아서서는

눈물을 훔칠지도 모르겠다.


아이들이 어릴 때는 하루라도

빨리 컸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막상 이렇게 아이들이

성인이 되니 시간이 왜 이렇게

빨리 흘렀나 싶다.


내 품에 밤낮 24시간 끼고

금이야 옥이야 키운 아이가


어느 날

내 키를 훌쩍 넘어서고

엄마 손을 꼭 잡고 걷던 아이가

이제는 자기 인생을 스스로

걸어간다.


언젠가는 사랑하는 사람의

손을 잡고 내 품에서 더 멀리

걸어갈지도 모른다.


2000년 10월 21일에

27살의 나도 그랬으니까.


딸을 보내는

엄마의 심정은 어떤 모습일까


그리고 언젠가 내 차례가 오면

나는 또 어떤 마음으로 아들의

손을 놓아주게 될까


아직은 감히 상상조차 되지

않는다.

다만 그날이 오기 전까지

지금 내 곁에 있는 두 녀석을 조금

더 오래 바라보고 조금 더 많이

사랑하고 싶다.


아이들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빨리 어른이 되는 것 같다.


인생이란 게 참 달고 쓰다

그리고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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