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들다 한때는 푸른 것이 전부인 줄 알았다 오래 푸르러야 잘 사는 것인 줄 알았다 그러나 계절은 나에게 다른 빛도 있다고 말했다 견딘 날에는 노랑이 들고 그리운 날에는 주홍이 들고 사랑한 자리에는 붉은빛 하나 남았다 나는 시든 것이 아니라 한 계절을 다 살아낸 것이다 그러니 가을아 조금 천천히 와도 좋겠다 아직 내게는 물들어야 할 마음이 몇 잎 더 남아 있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