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들다

by문학소녀



한때는
푸른 것이 전부인 줄 알았다

오래 푸르러야
잘 사는 것인 줄 알았다

그러나 계절은
나에게 다른 빛도 있다고 말했다

견딘 날에는 노랑이 들고
그리운 날에는 주홍이 들고
사랑한 자리에는
붉은빛 하나 남았다

나는 시든 것이 아니라
한 계절을 다 살아낸 것이다

그러니 가을아
조금 천천히 와도 좋겠다

아직 내게는
물들어야 할 마음이
몇 잎 더 남아 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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