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은 시간을 지나며 계절을 닮아 간다
벚꽃이 흩날리는 봄.
햇살이 뜨거운 여름.
낙엽이 떨어지는 가을.
첫눈이 내리는 겨울.
계절은 단순한 배경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좋은 로맨스에서 계절은 풍경을 꾸미기 위해 존재하지 않습니다.
두 사람의 감정을 함께 흘려보내기 위해 존재합니다.
그래서 많은 작가들은 사랑만 쓰지 않습니다.
사랑이 지나가는 계절도 함께 씁니다.
봄은 새로운 계절입니다.
꽃이 피고,
얼어 있던 것이 녹고,
멈춰 있던 시간이 다시 움직입니다.
그래서 많은 로맨스는 봄에서 시작됩니다.
첫 만남.
첫인상.
첫 고백.
처음이라는 감정은 봄과 가장 잘 어울립니다.
독자는 계절을 보는 순간,
이야기도 이제 시작된다는 것을 자연스럽게 느낍니다.
여름의 사랑은 오래 고민하지 않습니다.
좋으면 달려갑니다.
화가 나면 크게 다툽니다.
행복하면 마음껏 웃습니다.
감정이 가장 크게 흔들리는 계절입니다.
그래서 많은 로맨스에서 여름은 사랑이 가장 빠르게 자라는 시간이 되기도 합니다.
설렘도,
질투도,
용기도,
모두 여름처럼 뜨겁습니다.
가을이 되면 이야기는 조금 느려집니다.
사람도,
풍경도,
감정도 차분해집니다.
그래서 가을은 선택의 계절이 됩니다.
이 사람과 계속 함께할 것인가.
놓아줄 것인가.
붙잡을 것인가.
많은 로맨스에서 중요한 결심이 가을에 이루어지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겨울을 이별의 계절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로맨스에서는 조금 다릅니다.
겨울은 기다림의 계절입니다.
추위는 끝을 의미하기도 하지만,
곧 봄이 온다는 약속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첫눈은 재회를 상징하기도 하고,
눈 내리는 밤은 진심을 전하는 장면으로 자주 사용됩니다.
겨울은 가장 차가운 계절이지만,
그래서 가장 따뜻한 사랑이 더 선명하게 보이는 계절이기도 합니다.
초보 작가들이 자주 놓치는 것이 있습니다.
계절만 바뀌고 관계는 그대로인 것입니다.
벚꽃이 지나고,
여름이 지나고,
눈이 내렸는데도 두 사람의 감정이 달라지지 않는다면,
시간은 흘렀지만 이야기는 멈춰 있는 것과 같습니다.
좋은 로맨스에서는 계절이 바뀔 때마다 관계도 조금씩 변합니다.
처음에는 친구였습니다.
여름에는 서로를 의식하게 됩니다.
가을에는 마음을 숨기지 못합니다.
겨울에는 비로소 서로를 선택합니다.
계절은 시간을 보여 주는 것이 아니라,
감정의 성장을 보여 주는 장치입니다.
가장 아름다운 장면은 계절이 한 바퀴 돌아왔을 때입니다.
작년 봄에는 스쳐 지나갔던 두 사람이,
올해 봄에는 함께 벚꽃을 바라봅니다.
작년 겨울에는 혼자 걷던 길을,
올해 겨울에는 함께 걷습니다.
계절은 반복됩니다.
하지만 사람은 같은 사람이 아닙니다.
그래서 독자는 계절이 돌아오는 순간,
시간이 얼마나 흘렀는지를 느끼고,
두 사람이 얼마나 달라졌는지를 함께 느끼게 됩니다.
좋은 로맨스에서 계절은 배경이 아닙니다.
감정을 함께 움직이는 등장인물입니다.
봄은 시작을,
여름은 열정을,
가을은 성장을,
겨울은 기다림과 선택을 품고 있습니다.
그래서 계절이 바뀐다는 것은 단순히 시간이 흘렀다는 뜻이 아닙니다.
두 사람의 사랑도 그만큼 앞으로 나아갔다는 의미입니다.
지금 쓰고 있는 로맨스에는 계절이 흐르고 있나요?
아니면 풍경만 바뀌고 있나요?
좋은 로맨스에서 계절은 예쁜 배경이 아닙니다.
사랑이 자라고,
흔들리고,
성장하는 시간을 가장 자연스럽게 보여 주는 장치입니다.
어쩌면 독자가 계절이 바뀌는 장면에서 설레는 이유도,
꽃이 피거나 눈이 내려서가 아니라
그 시간 동안 두 사람의 마음도 함께 변했음을 느끼기 때문인지도 모릅니다.
writer: 추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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