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코 "So-so."가 아닌 "そうそう(소-소-)"하게 만드는 "소소함"
영어 ‘So-so’는 좋지도 나쁘지도 않은 미지근한 평가, 일본어 'そうそう(소-소-)'는 반가운 맞장구.
그런데 우리말 '소소'는 '작아서 오히려 사랑스러운 행복'이다. 같은 소리가 세 나라에서 이렇게 다른 마음을 품고 있으니, 소소함의 온도는 결국 말이 아니라 그 말을 쓰는 마음에 달린 게 아닐까.
동남아 도보 여행 중,
배가 고픈데 가게가 안 보인다.
걷고 또 걷고,
목도 마르고, 배도 고프다.
그런데, 멀리 보이는 조그마한 판잣집.
알고 보니, 이동식 오토바이 만물상.
반가운 마음에 뛰어가서 물건을 보니
한눈에 보이는 한국 컵라면.
행복하다.
정말 소소하게 행복하다.
작아서 보잘것없다?
그냥 작을 뿐이잖아.
아니다.
작아서 사랑스럽다.
기쁨의 볼륨을
10에서 3으로 낮추면?
볼륨이 낮아지니
소리가 희미해진다?
아니다. 잡음이 사라지고
기쁨이 또렷해진다.
소소한 건 그때뿐이잖아.
아니다, 입꼬리를 천천히 올려준다.
작을 소(小),
또 작을 소(小)
작은 것 위에 작은 것이 포개졌나?
더함이 아니라, 곱하기다.
이불속 발끝에 닿은 시원한 자리,
창가에 앉아 듣는 빗소리.
남에게 보여 주기엔 너무 작잖아.
누가 뭐래도, 오롯이 내 것이잖아.
큰 행복은 어쩌다 한두 번 오지만,
소소한 행복은 자주도 온다.
행복의 무게는 대박이 아니라
쬐끔쬐끔 쌓이는 소소함이다.
'사소하다'는
"별것 아니네"
'소소하다'
"별것 아닌데, 좋다."
작아서 놓치기 쉽지만,
알아챈 사람만 누리는
[오늘 새벽 5시 발행 글] 이별 연습 (The Reimagined Edition)
[내일 새벽 5시 발행 글] 소소 시리즈(2) 『소소하게 행복해서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