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소하게 행복해서 좋다

꼼지락거리는 발가락이 인정한 행복감

byItz토퍼

# 소소시리즈(2)


영어 ‘So-so’는 좋지도 나쁘지도 않은 미지근한 평가, 일본어 'そうそう(소-소-)'는 반가운 맞장구.

그런데 우리말 '소소'는 '작아서 오히려 사랑스러운 행복'. 같은 소리가 세 나라에서 이렇게 다른 마음을 품고 있으니, 소소함의 온도는 결국 말이 아니라 그 말을 쓰는 마음에 달린 게 아닐까.


by ChatGPT


공휴일 이른 아침,

아내와 딸이 외출했다.


오랜만에 홀로

감상하는 성악곡이다.


눈물샘 자극하는

〈가고파〉 한 곡.


마치,

내 고향 이야기 같다.

부산 갈매기의.


그리움이라는 녀석, 내 감정선을

이리저리 꼬아 실타래로 만들지만

그래도 좋다.


새벽에 제대로 챙기지 못한 아침,

이제라도 든든히 채우며

나만의 하루를 시작하자.


커피를 정성스레 내린 후

마시기 좋게 온도를 맞추니,

토스트 한쪽이 딱 알맞게 구워졌다.


더도 덜도 말고

요만큼 배를 채우니

몸도 마음도 가뿐하다.


보배단지 화분에서

새잎 하나를 발견하고 물을 준 후,

서랍장을 여니 단번에 손에 잡히는

내 사랑 흰 티셔츠 한 장.


산바카라을 나와

단골 카페로 가는 길.


사거리에 서자마자

신호등이 초록불로 바뀌고,

카페에 들어서니

내가 좋아하는 창가 테이블이 빈다.


반갑게 인사하는 종업원이

커피잔을 내려놓으며

건넨 박하향 초콜릿 한 조각.


집으로 돌아가는 길

커피와 박하향이 입안 가득 솔솔.


과일가게 총각이

뭔가를 손에 쥔 채

손을 흔들며 나를 부른다.


다가가니

조그마한 복숭아 한 알.


결국,

내가 먹고 싶은 사과 한 봉지,

아내와 딸이 좋아하는 오렌지 한 봉지.


기분 좋게

가게 문을 나서는 내 손에

다시 다가온 다정함, 땅콩 한 줌.


그런데 참 이상하다.

과일가게 문을 나설 땐

왜 이리 마음이 상큼해질까.


산바카라을 마치고 돌아와

소파에 풀썩 몸을 눕힌다.


축 늘어져 발가락만 꼼지락거리는데

아무도 나를 찾지 않는 이 시간이 좋다.


왜 별것 아닌 일인데

모든 일이 잘 풀린다는

편안한 느낌이 드는 걸까.


그래,

오늘 행복은

이만하면 충전 끝.


오후부터는

좋은 일이 더 있을 것만 같으니까.


그래도

다음엔 부디 눈물 없이

〈가고파〉를 들을 수 있기를.


정말,

가고픈 시절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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