앎은 지금도 여전히 사랑일까
어느 소녀의 일기
요즘 우리 사이,
얼굴을 마주하는 관계에서
화면을 마주하는 사이로
바뀌어가고 있는 건가.
화면을 통해 만나는 그,
직접 얼굴을 마주하는 시간보다
빛과 수많은 흔적을 사이에 두고
만나는 때가 많아졌으니.
우리들, 마치
물 위에 떠 있는 물방울처럼
서로를 마주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분명 하나의 모습으로 떠 있지만,
언제 무너질지 모르는 채
서로를 붙잡은 얇은 경계 위에서
겨우 둥글게 떠 있을 뿐.
조금만 스치거나 부딪히면
어느 한 쪽으로만 쓰러지거나
아니면 터져버리니.
서로 닿아도 서로에게
스며들지도 못하고,
때로는 부딪히고, 때로는 흔들리다가
그냥 시간이 지나면 사라지는 관계.
우리는 그렇게
서로의 껍질로만
만나는 것은 아닐까.
오랜 친구도, 가족도,
사랑하는 그도
결국 서로를 제대로 알지도 못한 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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