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스듬히 보는 것과 삐딱하게 보는 것
빗각(BitGak) 13
루페와 색안경
*표시가 붙은 글은 알레고리(은유적 서사) 형식의 에세이입니다. 상징 속에 담긴 의미는 각자의 경험과 삶에 따라 다르게 해석될 수 있습니다.
이 글은 본문과 에필로그로 구성되어 있으며, 에필로그에는 본문 속에 숨겨진 의미를 또 하나의 짧은 글로 풀어 담았습니다.
어느 날
한 남자가 보석상에 찾아왔다.
그리고
자신의 보석을 감정해 달라고 내밀었다.
그는 낡은 외투를 입고 있었고,
구두에는 먼지가 잔뜩 묻어 있었다.
보석상에 있던 두 사람은 그를 바라보았다.
한 사람은 루페를 들었다.
그는 보석을 이리저리 돌려 보며 말했다.
“빛이 들어오는 각도가 흥미롭군요.
표면의 작은 흠도
보석의 역사를 말해주는 것 같습니다.
조금 더 자세히 살펴봐야겠어요.”
그에게 보석은
아직 결론 나지 않은 하나의 세계였다.
하지만 옆에 있던 사람은
안경을 고쳐 쓰며 말했다.
“저런 차림으로
좋은 보석을 가지고 올 리가 없지.
아마 어디서 주워온 돌일 거야.”
그는 보석보다 먼저 사람을 감정했다.
루페 대신 색안경을 쓰고 있었던 것이다.
얼마 뒤 감정 결과가 나왔다.
낡은 외투의 남자가 가져온 것은
희귀한 보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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