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있는 모든 것을 아들처럼 품어낸 외갓집의 기록
“봄은 왜 봄비랑 어울릴까?”
어린 시절, 외갓집 마당에는 ‘닭개’라 불리던 나이 든 형이 있었다.
머슴이라 하기엔 지나치게 맑았고, 타인이라 하기엔 유난히 다정한 사람이었다. 말을 잃은 그 형은 외양간의 소를 지극 정성으로 돌보며, 세상을 향해 항상 미소를 잃지 않았다. 그 모습은 마치 하늘에서 소를 몰고 내려온 견우를 떠올리게 했다. 어린 내 눈에 그가 그렇게 보였던 또 다른 이유는, 누구를 만나든 일 년에 단 한 번 만나는 직녀를 대하듯 온 마음을 다해 반가워하고, 서슴없이 손을 내밀었기 때문이다.
그의 거처는 들마당 한구석에 자리한 아주 작은 초가집이었다. 그 방 앞에는 우리 집 흰둥이가 아담한 제 집을 지키고 있었고, 안방 곁에는 그가 항상 돌보는 소가 숨을 고르는 외양간이, 뒷곁에는 닭장과 토끼우리, 그리고 늘 소란스러운 흑염소와 돼지우리가 옹기종기 모여 있었다. 그 가축들의 울음소리와 그의 침묵이 어우러진 마당은 언제나 생기로 가득했다.
어느 날, 나는 궁금함을 참지 못하고 외할아버지께 여쭈었다.
“할배, 저 행님 이름이 와 ‘닭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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