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빗자루를 든 손끝에 핀, 가장 정직한 생의 훈장
※ 이 글은 "왜 그렇게까지 사느냐"라고 묻는 무심한 세상에게 건네는 고요한 답신입니다.
자정이 가까워질수록 한밤의 공기는 어김없이 차가워집니다. 그 싸늘함이 폐부 깊숙이 스며들 즈음이면, 손에 쥔 빗자루의 무게는 시간의 흐름을 따라 서서히 삶의 무게로 바뀌어 갑니다. 타국에서의 생활도 이제는 익숙해졌다고 생각했지만, 아직 온기가 채 돌지 않는 신축 아파트의 적막한 내부는 여전히 낯선 경계처럼 느껴집니다.
그 어스름한 공간으로 들어서며, 인테리어 작업이 남기고 간 거친 파편들과 어둠의 잔해들을 쓸어내고 닦아내기 시작합니다. 그것은 누군가의 빛나는 시작을 위해 나의 고단함을 기꺼이 지불하는 나만의 엄숙한 의례라고나 할까요.
그것은 바로, '고단한 존엄'입니다.
내가 믿는 존엄은 안락한 소파나 높은 직함이 줄 수 없는 것입니다. 그것은 삶의 진실 앞에서 결코 '도망치지 않는 정직함'에서 싹을 틔웁니다. 체력의 한계가 발끝부터 차올라 숨이 턱 끝까지 가빠오는 순간에도, 땀방울이 흘러내려 내 흐린 눈망울로 다시금 돌아오려 할지라도, 내가 지켜야 할 일터와 내 생의 소중한 가치들을 위해 그 자리를 묵묵히 견뎌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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