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장
상미는 바로 다음 날
참치집 일을 그만두었다.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상미가 그곳으로 다시 돌아가지 않아도 된다는
사실만으로 마음이 놓였다.
이제 내가 그만큼 더 일하면 된다고 생각했다.
잔업을 늘리고
토요일에도 쉬지 않으면
상미가 일을 하지 않아도
둘이 살 방을 구할 수 있을 것 같았다.
그 뒤로 2주 동안
상미를 두 번밖에 만나지 못했다.
평소 같으면
열 번은 만났을 시간이었다.
퇴근하면 상미를 만났고,
다음 날 출근해야 하는데도
늦은 시간까지 함께 있던 우리였다.
주말이면 따로 약속하지 않아도
같이 있는 것이 당연했다.
하지만 잔업을 시작한 뒤로는
마음대로 상미를 만날 수 없었다.
돈을 아껴야 했기 때문에
두 번의 만남도 비슷했다.
퇴근하면 상미의 집 앞으로 갔다.
상미가 나오면 함께 버스를 타고
부천역으로 향했다.
밖에서 오랫동안 술을 마시거나
어디를 돌아다니지 않았다.
우리는 곧바로 역전 앞 모텔로 갔다.
함께 살 방을 얻으려고
만나는 시간을 줄였는데,
어렵게 만난 날에도
갈 수 있는 곳은 모텔뿐이었다.
두 번째 주 토요일에도
상미를 만났다.
하지만 그날은
늦게까지 함께 있을 수 없었다.
다음 날인 일요일에도
특근을 해야 했기 때문이다.
상미를 집으로 보내고
나도 돌아와야 했다.
보고 싶어서 만났는데
헤어질 시간을 먼저 생각해야 했다.
상미를 만나지 못하니
하루가 더 길게 느껴졌다.
보지 못할수록
더 보고 싶었다.
그래도 참아야 했다.
보고 싶다는 마음을 따라가면
우리가 함께 살 방은
그만큼 더 멀어질 것 같았다.
나는 마음을 다잡고
다시 일에 매달렸다.
잔업이 이어지면서
피로는 얼굴에 그대로 쌓였다.
눈 밑의 다크서클이
점점 아래로 내려오는 것 같았다.
그래도 거울을 오래 들여다보지 않았다.
조금만 더 일하면 된다고 생각했다.
같이 있을 수 있는 방만 생기면
모든 것이 나아질 거라고 믿었다.
지금이라면
보증금을 마련할 다른 방법부터
알아봤을 것이다.
하지만 스물한 살의 나는
대출이 무엇인지도 제대로 몰랐다.
보증금을 마련할 수 있는
다른 방법이 있는지도 몰랐다.
내가 알고 있는 방법은 하나뿐이었다.
더 오래 일하고,
덜 쓰고,
남은 돈을 모으는 것.
그것이 상미와 함께 살 방으로 가는
유일한 길이라고 생각했다.
그렇게 잔업을 시작한 지
3주째가 되던 주말이었다.
토요일은 상미를 만나는 날이었다.
그날도 일을 마친 뒤
상미를 만나기로 했다.
일이 끝나자마자
약속 장소로 가야 했다.
머리는 헝클어져 있었고
얼굴에는 피곤한 기색이 그대로 남아 있었다.
퇴근하기 전 세면대에서 세수를 했다.
손톱 사이에 낀 검은 때도
하나씩 빼냈다.
평소에도 퇴근 전이면 하던 일이었다.
그런데 그날따라
세면대 앞에 서 있는 내 모습이 서글펐다.
손끝을 닦고 있는데
갑자기 눈물이 핑 돌았다.
상미가 보고 싶어서인지,
이렇게까지 일하고 있는 내가 불쌍해서인지
이유는 알 수 없었다.
그저 눈 안쪽이 뜨거워졌다.
나는 물로 얼굴을 한 번 더 씻었다.
그리고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회사 밖으로 나왔다.
버스 정류장에 도착했지만
버스는 좀처럼 오지 않았다.
평소에는 10분 정도만 기다리면 왔는데,
그날은 30분이 지나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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