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내담자는 엄마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여러 번의 상담 동안, 그는 늘 엄마를 좋은 사람으로 그렸다.
엄마는 힘들었고, 엄마도 최선을 다했고, 자기가 더 잘했어야 했다고.
자기 이야기를 할 때조차 그는 자꾸 엄마를 변호했다.
나는 그 변호 뒤에 오래 눌려 있는 것이 있다는 걸 알았다.
그날, 그는 어릴 적 이야기를 했다.
여름방학이면 늘 현관 앞 거실에 자리를 잡고 누워 있었다고 했다.
왜 하필 거기였는지는 자기도 모르겠다고.
그냥 거기 누워 있는 게 좋았다고.
그 이야기를 하는 그의 얼굴을, 나는 가만히 봤다.
나는 그에게 말했다.
그때 참 무서웠겠어요.
그가 나를 봤다.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는 얼굴로.
나는 잠깐 말을 멈췄다.
다음 말이 내 목에서 잘 나오지 않았다.
그래도 나는 그 말을 했다.
하지만 담담하게, 꿋꿋하게, 잘 버텨와 줘서 고마워요.
그가 울음을 터뜨렸다.
한참을 울었다.
울면서, 끊어지는 말들 사이로 그는 말했다. 사실은
너무 무서웠어요.
내가 이렇게 열심히 하고, 이렇게 잘하면, 엄마가 안 떠날 거라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그렇게 열심히 했어요.
엄마가 안 떠나게.
그리고 현관 앞에 누워 있던 것도, 하고 그는 말을 이었다.
거기 누우면 엄마가 나갈 때 나를 봐야 하잖아요.
나 여기 이렇게 있으니까, 나 이렇게 열심히 있으니까, 나를 보고 떠나지 마세요.
그 말을 하고 싶었나 봐요.
그때는 몰랐는데, 지금 말하고 보니 그랬던 것 같아요.
나는 그 앞에 앉아 있었다.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의 울음이 잦아들 때까지, 나는 그냥 그 자리에 있었다.
상담실은 조용했고, 창으로 오후의 빛이 들어오고 있었다.
나는 그 빛 속에서, 우는 그를 보고 있었다.
그날 상담이 끝나고, 나는 빈 상담실에 잠깐 더 앉아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