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잠
유미래
세상은 고요하고
산새마저 떠난 이 밤
눈은 감았으나 뇌는 깨어
밤새 소설 몇 편 시 몇 편 쓰며 허공을 헤매다
새벽에 잠이 들었다
들판에 끝없이 펼쳐진 꽃밭 사이로
교복 입은 친구와 손잡고 뛰어가다
돌부리에 걸려 넘어지는 순간
친구는 점점 더 멀어져 가고
발이 허공을 떠다닌다
'으악!'
남편이
"왜 그래!"
못 들은 척 다시 잠 속에 빠진다
암막 커튼 사이로 스며든 한 줄기 햇살에
이마 찌푸리며 한쪽 눈 살포시 떠본다
꿈속에서 찍은 영화 한 편은 한 줄기 햇살 따라 사라졌지만
아침잠은 참 달콤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