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대 있으면 가능, 꼬마연 만들어 아이와 날려보세요

바람 대신 입으로 불어 연을 날리며 노는 아이들

by유미래

지난 10월 7일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 5차 발사 소식에 많은 사람이 현장에서 누리호를 보려고 모여들었다. 그날 12시 25분, 전남 광주 고흥 나로 우주센터에서 누리호가 발사되어 화염을 뿜고 굉음을 내면서 우주로 향해 솟아올랐다. 현장에 있던 사람들도, 나처럼 TV를 통해 생중계를 보던 시청자들도 숨죽이며 역사적인 그 순간을 지켜보았다.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가 5차 발사에 성공하면서 우리나라 국민의 한 사람으로 뿌듯함이 느껴졌다.


오늘 전통 놀이 수업은 '꼬마연 날리기'였다. 지난 2월 노인 일자리로 전통 놀이지도 강사가 되면서 가장 궁금했던 놀이가 '꼬마연 날리기'였다. 연날리기는 보통 바람이 부는 공원이나 넓은 공터, 한강 고수 부지 같은 야외에서 날리는데 실내인 교실에서 어떻게 연날리기를 할 수 있을까였다. 다 방법이 있었다.


교실에서 연날리기하는 아이들


2학기에도 초등학교 1, 2, 3학년을 대상으로 하는 전통 놀이 지도는 계속되었다. 8월 말에 초등학교 개학과 함께 시작한 전통 놀이 지도는 요일 별로 몇 개의 초등학교에 나가고 있다. 10월 초에 초등학교 한 개가 마무리되고 이번 주부터 학급수가 많은 새로운 초등학교에 나가게 되었다. 이번에는 3학년 학생 대상인데 1학년에 비해 할 수 있는 전통 놀이가 많다. 첫 시간이 '꼬마연 날리기'였다.


"여러분, 지난주에 누리호 발사 장면 보았나요?'

"저는 학교에서 공부하느라 생방송은 보지 못했는데 나중에 엄마 말씀 듣고 뉴스로 보았어요."


"선생님은 생방송 보았는데 누리호 발사가 성공해서 정말 기뻤어요. 오늘 우리도 꼬마연을 만들어서 누리호처럼 로켓 발사를 해 볼 건데 기대되지요?'

"정말요? 빨리 놀이해보고 싶어요."


꼬마연 놀이를 위해 먼저 연날리기 유래와 연의 종류, 연날리기에 필요한 얼레 등에 대해 설명하고 미리 만들어서 가지고 온 꼬마연으로 꼬마연 날리기 시범을 보였다. 꼬마연이 포물선을 그으며 앞으로 멀리 날아가고, 위로 불어 천정에 닿는 모습을 보더니 학생들이 시키지도 않았는데 손뼉을 쳤다. 동기유발이 제대로 되었다. 준비물을 나눠주고 꼬마연 만들기에 들어갔는데 호기심에 눈이 반짝반짝 빛났다. 그런 아이들 모습에 놀이지도하는 나도 저절로 흥이 났다.


꼬마연 만들기 준비물


꼬마연 만들기 준비물은 연 도안과 굵은 빨대, 가는 빨대 그리고 테이프와 색연필이면 된다. 학생들이 연 도안을 각자 색칠하여 자기만의 개성 있는 연으로 만든다. 꼬리를 달기도 하고 가위로 오려서 가오리연을 만들기도 한다. 꼬리는 시간 절약을 위해 선생님들이 미리 잘라서 나누어주고 색깔을 고르게 한다. 학생들은 반짝이는 금색이나 은색 꼬리를 좋아한다.


학생들과 만든 꼬마연


연날리기는 야외에서 바람의 힘을 이용해서 날리는 놀이다. 연에 실을 연결하고 얼레를 이용해서 실을 풀기도 하고 감기도 하면서 연을 하늘 높이 띄운다. 학생들에게 우리 조상들이 연에 소원을 적어 날리기도 했으니 소원을 적어 보라고도 했다. 오늘 교실에서 하는 꼬마연 날리기는 바람대신 입으로 불어서 연을 날린다. 학생들이 연 도안을 색칠하는 동안 선생님들이 굵은 빨대 한쪽을 손으로 눌러서 납작하게 한 뒤에 테이프로 막아서 공기가 빠져나가지 못하게 한다.


색칠한 연을 굵은 빨대 한쪽에 붙이고 가는 빨대로 바람을 불어넣어준다. 그러면 공기가 굵은 빨대 안에 가득 채워져서 굵은 빨대가 공기압으로 연을 달고 앞으로 날아간다. 학생들이 정말 신기해했다. 놀이 방법은 학생들을 모두 모아서 네댓 명씩 줄을 세워서 시합한다.


꼬마연을 멀리 보내려면 꼬마연을 손바닥에 올려놓고 45도 방향으로 힘껏 불어야 한다. 연을 멀리 날리려면 요령이 필요하다. 네댓 명 중에서 가장 멀리 연을 날리는 사람을 뽑고 준결승전과 결승전을 통해 우리 반 오늘의 연날리기 챔피언을 뽑아 축하해 준다.


꼬마연 멀리 날리기 놀이


꼬마연으로 하는 '로켓 발사 놀이'


다음으로는 '꼬마연 로켓 발사 놀이'이다. 학생들 전체를 둥글게 원으로 세운 다음에 선생님 한 분이 '준비, 발사! 하고 호루라기를 불어주면 학생들은 천정을 향해 꼬마연을 발사한다. 처음에는 천정에 닿지 않던 학생들이 몇 번씩 연습하다 보면 로켓처럼 날아서 꼬마연이 천정에 닿아서 점점 재미있는 놀이 시간이 된다. 역시 이 놀이도 천정에 닿는 학생들을 뽑아서 '로켓 발사' 챔피언을 뽑는다.


꼬마연을 천정으로 힘차게 불어 로켓 발사 놀이하는 학생들


전통 놀이 지도를 나가보면 학급마다 분위기가 다르다. 어떤 반은 발표를 잘하고, 또 어떤 반은 질서를 잘 지키고, 어떤 반은 모두 활기차 보인다. 공통점은 모두 전통 놀이 시간을 재미있어한다는 거다. 늘 놀이 시간이 끝나면 5분 전쯤에 자리를 정리하고 오늘 수업의 소감 발표하는 시간을 갖는다. 이 시간은 전통 놀이 선생님들이 늘 어떤 이야기가 나올까 궁금해하며 귀를 쫑긋 한다. 그날 수업의 피드백이기 때문이다. 오늘 '꼬마연 날리기' 수업을 마치고 나온 소감 중에 기억에 남는 소감을 소개해 본다.


"연 뒤쪽에 소원을 적어서 꼬마연 놀이해서 좋았어요."

"저는 연이 멀리 날아가지 않아서 속상했어요."

"연이 로켓처럼 날아서 천정에 닿았을 때 짜릿했어요."

"연 놀이를 교실에서 친구들과 해서 재미있었어요."


한 학기 동안 전통 놀이를 지도해 보니 전통 놀이에 대한 고정관념을 깨면 요즘 아이들에게도 재미있는 놀이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딱지치기는 컬링처럼 밀어내는 놀이로, 제기차기는 플라스틱 접시로 던지고 주고받고 쳐내면서 배드민턴처럼 놀고, 오늘 수업한 꼬마연 놀이도 로켓 발사 놀이로 응용하면 된다. 그 외에도 비석 치기도 그냥 던져서 쓰러뜨리기만 하지 말고 몸을 이용해서 다양하게 비석을 쓰러뜨리며 놀고, 모조지에 종이공으로 땅따먹기를 하면 실내에서도 재미있게 놀 수 있다.


전통 놀이 지도는 주중에는 초등학교에 나가서 학생들에게 놀이지도 하고, 주말에는 쌍둥이 손자를 육아하며 집에서 손자들과 즐겁게 놀이한다. 나에게 전통 놀이 지도는 이렇게 일석이조가 되었다. 아니 규칙적인 생활을 하며 건강까지 챙기게 되니 일석삼조일까. 오늘도 학생들과 놀이하며 정말 많이 웃었다. 주말에는 손주들과 꼬마연을 만들어 즐거운 시간을 보내야겠다. 아이들이 늘 꿈을 꾸며 그 꿈이 누리호처럼 우주를 향해 멀리멀리 날아오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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