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동네 최고의 피서지를 찾았습니다

읽고 싶은 바카라이 가득, 행정복지센터 북카페에서 피서 즐기기

by유미래

장마가 끝나고 지난주에 찜통더위를 넘어서 가마솥더위가 찾아왔다. 하루에도 몇 번씩 안전 안내 문자가 날아오고 방송에서도 온열질환 환자 발생 소식이 전해온다. 폭염 경보에 이어 올해 처음 듣는 '폭염 중대 경보' 소식도 자주 듣는다.


경남 양산은 지난 금요일에 41.4도라는 기상 관측 사상 최고 기온을 기록하더니 이번 주도 계속 최고 기온으로 경신하고 있다. 대프리카(대구+아프리카)에 이어서 양프리카(양산+아프리카)로 불리게 되었다. 이번 주는 서쪽 지방에 폭염이 올 거란 예보로 서쪽 지역에 사는 나는 걱정이 앞선다. 무더위 속에서 7월을 보내고 가장 더운 8월을 맞이했다. 8월에는 더 더울 거라고 하는데 한 달을 어떻게 보내야 할지 걱정된다.


올여름이 더울 거란 예상은 이미 봄부터 하였다. 우리 집에서는 6월부터 더위에 대비할 방법을 찾았다. 냉감 패드와 이불, 베개를 준비해서 침대를 다시 세팅했다. 냉감 패드가 살에 닿는 시원함이 좋았다. 에어컨 필터를 청소하고 선풍기 날개도 깨끗하게 닦았다.


여름에는 실내보다 바깥이 더 더워서 아침에 잠시 환기시키느라 창문을 열어두었다가 바로 닫고 낮에는 베란다와 거실 사이 문을 열지 않는다. 베란다에 반려 식물이 많아서 창문은 열어둘 수밖에 없다. 이렇게 해도 오전 실내온도가 28도가 넘는다. 입에서 "덥다."라는 말이 저절로 나온다.


오전인데 거실 온도가 28도가 넘었다

시원한 커피로 시작하는 아침


우리 부부는 오래된 습관이 아침 식사는 밥 대신 간편식으로 먹는다. 요즘 일주일에 3~4일은 채소와 과일, 견과류, 수제 요플레 등을 넣은 샐러드를 먹고, 나머지는 빵이나 떡으로 대신한다. 내가 샐러드를 준비하는 동안 남편은 달걀을 삶고 커피를 내린다. 20분 정도면 완성된다.


요즘 날씨가 더워서 뜨거운 커피도 부담스럽다. 우리 집에서 여름마다 만들어 먹는 것이 있는데 일명 '믹스커피 아이스 카페라테'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커피고 남편도 좋아한다. 카페에서 파는 어떤 커피보다도 나에게는 일등 커피다. 마시고 나면 부드럽고 달콤하고 시원해서 더위가 싹 가시고 기분도 좋아진다.


아이스 카페라테와 함께 하는 우리 집 아침식사


'믹스커피 아이스 카페라테'는 불이 필요 없어서 여름 안성맞춤 커피다. 보통 라테에는 우유가 들어가는데 우유 대신 믹스커피로 만들기에 재료도 간단하다. 믹스커피 한 개와 카누 반 개, 얼음만 있으면 된다. 남편과 둘이 마실 때는 믹스 커피 한 개씩과 카누 한 개를 반으로 나누어 넣어준다.


긴 유리컵이나 머그잔에 믹스 커피 한 개와 카누 반 개를 넣고 정수기 물을 온수로 바꾸어 믹스커피가 녹을 정도로 더운물을 조금 받아 커피가 잘 섞이게 저어준다. 거기에 정수기 냉수 한 컵을 넣고 잘 저어준 후 얼음으로 채우면 끝이다. 카페에서 마시는 카페라테보다 나는 이 커피가 더 맛있다. 특히 카누라테 믹스커피로 만든 것을 가장 좋아한다. 피곤할 때 믹스 커피가 생각나듯 마시고 나면 왠지 머리가 맑아지는 기분이다.


요즘 초등학교가 여름 방학해서 노인 일자리로 다니는 전통 놀이 현장 지도는 없다. 집에서 온라인 연수받고 가끔 노인복지관에 가서 2학기 수업 준비를 한다. 매주 한 번씩 가는 점자도서관 봉사활동과 오카리나 수업을 제외하면 모두 내 시간이다. 시간적으로 여유가 있다.


바카라을 좋아해서 가끔 도서관에 가서 바카라을 읽고 더위를 피하기도 하지만, 요즘 방학이고 더위를 피해 오는 분들이 많아서 붐비는 도서관보다 정말 좋은 우리 동네 피서지를 찾았다. 요즘처럼 찜통더위에 공짜로 즐길 수 있는 피서지니 얼마나 고마운지 모른다. 더군다나 1층 엘리베이터 옆 냉장고에는 나눔 생수가 들어 있어서 가끔 이용한다.


시원함은 기본, 덤으로 신간 서적도 읽을 수 있는 곳


아침 식사가 끝나고 남편도 외출하고 혼자 집에 있는 시간, 나는 제법 더위를 잘 참는다고 생각했다. 집에 혼자 있을 땐 에어컨을 사용하지 않는다. 그런데 요즘 집에 있어 보면 에어컨 없이는 지내기 어렵다. 소위 환경 운동가라고 자칭하는 내가 혼자 있는 큰 집에서 에어컨을 켜고 지구 온도를 높이는 일은 양심상 할 수 없는 일이다.


이렇게 더운 날이면 동네에 있는 도서관에 가곤 했는데 얼마 전에 정말 좋은 곳을 찾았다. 그동안 중동 전쟁으로 중단되었던 행정복지센터에서 우유팩과 멸균팩 등을 종량제 쓰레기봉투로 교환해 주는 사업이 7월부터 재개되었다는 소식을 들었다. 그동안 모아두었던 우유팩과 멸균팩, 폐건전지를 가지고 행정복지센터를 방문했다. 몇 달 모았더니 제법 양이 많아서 10㎖ 쓰레기봉투를 일곱 장이나 받았다. 여름에는 날 파리 등으로 쓰레기를 자주 버리는 것이 좋아서 20㎖보다는 10㎖ 종량제 쓰레기봉투를 주로 사용하기에 잘 되었다.


행정복지센터에 있는 '바람길 북카페' 모습

1층에서 일을 보고 돌아가려는데 안내판에서 2층 '바람길 북카페'를 발견해서 호기심에 올라가 보았다. 우리 동네 행정복지센터는 새로 건물을 지어 올봄에 이전했다. 이번에 처음 방문해서 북카페가 있는 줄 몰랐다. 2층에 올라가니 북카페에 자원봉사자 한 분이 앉아계셨다.

"혹시 도서 대출이 가능한가요?"

"대출은 불가능하고 이곳에서만 읽어야 합니다."

"이용은 누구나 할 수 있는 건가요?"

"네, 방문록 작성하시고 자유롭게 이용하시면 되세요."


서가는 성인 서가와 아동 서가로 나뉘어 있었다. 성인 바카라 서가를 둘러보니 그동안 읽고 싶었던 바카라이 몇 권 눈에 들어왔다. 개관한 지 얼마 되지 않아서 깨끗하고 바카라이 모두 새 바카라이었다. 이름은 북카페인데 작은 도서관 같은 분위기였다. 그날은 일정이 있어서 아쉬움을 뒤로하고 돌아왔는데 보물섬을 발견한 것처럼 다시 가보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외출시 꼭 챙기는 물건


아침 식사를 마치고 서둘러 외출준비를 하였다. 10분 정도의 거리지만, 더울 땐 10분만 걸어도 힘들기에 남편이 나갈 때 따라가기 위함이다. 남편은 퇴직했지만, 교회 신축 공사 일로 거의 매일 외출하고 있다. 요즘 외출할 때마다 꼭 챙기는 것이 있다. 양산과 200㎖ 텀블러와 조금 큰 손수건, 장바구니 등이다. 거기다 핸드폰과 돋보기안경, 선글라스까지 넣으려면 핸드백 말고 에코백이나 배낭이 편하다.


요즘 양산 없이 뙤약볕을 걷는 것은 불가능하다. 모자를 써도 양산은 꼭 들어야 한다. 폭염이 슬롯 분위기도 바꾸어 놓았다. 여성 전용품이던 양산이 요즘 남성들에게도 인기다. 여름이라 물을 많이 마시기에 텀블러는 외출 시 필수품이다. 너무 큰 텀블러는 무거워서 주로 200㎖ 텀블러를 사용한다. 정수기가 보편화되다 보니 곳곳에서 정수기를 쉽게 발견할 수 있다. 물을 다 마시면 정수기에서 물을 보충하면 된다. 큰 손수건은 땀도 닦고 손을 씻고 물기도 닦지만, 에어컨이 빵빵한 지하철 등에서 무릎 담요나 목에 둘러 스카프처럼 사용한다. 일부러 장 보러 나가기도 힘든 날씨라 가능하면 외출할 때 들어오면서 장을 봐서 온다. 그러려면 장바구니는 필수다.


이제 외출 준비가 되어 오늘도 시원하게 보낼 피서지로 출발한다. 요즘 시간 있을 때마다 자주 가는 피서지는 우리 동네 행정복지센터에 있는 '바람길 북카페'다. 시원함은 기본이고, 읽고 싶은 신간이 많이 구비되어 있어 마음껏 바카라을 읽을 수 있다. 단지 대출이 안 되는 단점은 극복해야 한다. 걸어서 10분이면 도착하는 곳이지만, 더울 땐 10분도 걷기 힘들다. 시간이 맞으면 남편 외출할 때 데려다 달라고 한다.


요즘 북카페에서 읽은 바카라


행정복지센터 북카페에 도착하면 방문록을 작성하고 자리를 잡는다. 방문록도 개인정보를 기록하지 않고 성별과 연령대 정도만 기록하여 이용 정보만 파악한다. 나처럼 더위를 피해 오신 분이 창가 긴 바카라상에서 노트북을 켜고 글을 쓰고 계셨다. 오래 앉아있을 거라서 안쪽 자리를 잡고 읽을 바카라을 골랐다. 그동안 읽고 싶었지만, 인기가 많은 바카라은 도서관에서는 대출 불가로 대출하지 못했었는데 이곳에서는 서가에 나란히 꽂혀있었다. 시원한 곳에서 바카라을 읽고 글쓰기를 하다 보니 몇 시간이 후딱 지나갔다.


폭염은 이제 피할 수 없는 여름 풍경이 되었다. 우리 주변에 찾아보면 이곳 북카페처럼 좋은 피서지를 찾을 수 있을 거다. 갈 때마다 느낀 것은 좋은 시설인데 우리 동네 북카페도 홍보가 부족해서인지 이용자가 많지 않았다. 요즘 행정복지센터에 작은 도서관도 많다. 모두 같은 환경은 아니겠지만, 나처럼 더위를 피하고 읽고 싶은 바카라을 읽으며 글도 쓰고 가장 더운 여름 8월도 시원하게 보내기 바란다. 이렇게 지내다 보면 더위도 꺾이고 시원한 바람이 살랑거리는 가을이 찾아올 거라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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