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 2학기에도 오시나요?" 그 말에 울컥했어요

전통 놀이 마지막 수업을 마치고 1학년 학생이 한 질문

by유미래

올해 3월부터 노인 일자리로 공공기관 전통 놀이지도 선생님이 되었다. 다른 기관도 있었으나 대부분 초등학교에서 수업하였다. 학교에 따라서 수업한 학년도 달랐는데 1학년부터 3학년이 대상이었다. 대부분 학교는 한 개 학년만 신청했는데 신도시 큰 학교에서 1학년과 2학년이 모두 신청하여 6월부터 한 학교에 주 4회 수업하러 갔다.


이번 주에 대부분 초등학교가 여름방학이 시작되어 전통 놀이 수업도 끝났다. 전통 놀이 수업은 주 1회 8차시로 끝나기에 한 학급당 두 달 정도 수업이 진행되어 학생들과도 정이 들었다. 수업 시작하기 전에 "효도하겠습니다."라고 힘차게 인사하던 1학년 학생들이 생각난다.


마지막 수업, 대형 윷놀이로 신나는 학생들


대형 윷놀이

전통 놀이 중에서 가장 잘 알려진 놀이가 윷놀이라고 생각한다. 추석이나 설날에 가족이 모이면 함께 할 수 있는 놀이라서 윷놀이를 해 본 학생들도 있었다. 이번에 학생들과 한 윷놀이는 대형 윷놀이다. 네 명이 대형 윷을 하나씩 들고 "준비!"하고 호루라기를 불면 동시에 윷을 던진다.


물론 윷놀이 시작하기 전에 전통 놀이 선생님들이 윷을 하나씩 들고 '도, 개, 걸, 윷, 모'를 먼저 설명하고 놀이 규칙도 알려준다. 사각형 금 밖으로 던지면 안 되고, 너무 높이 던져 천장에 닿아도 안 된다. 호루라기 소리에 맞추어 동시에 던져야 하고, 윷을 뱅그르르 한 바퀴 돌려서 던져야 한다고 알려준다.


대형 윷놀이 말판


팀은 남자팀과 여 팀으로 나누어서 하기도 하고 학급에 따라서 남녀 인원 차이가 나면 분단 별로 청팀, 홍팀으로 나눠서 한다. 네 명이 한 팀이 되어서 윷을 던지고 나온 윷을 확인하고 자기편 맨 뒤로 가서 앉아야 한다. 윷놀이 말판은 전통 놀이 선생님 중 한 분이 말을 놓는데 한 팀이 너무 빨리 이기지 않도록 눈치껏 말판을 놓아야 한다.


대형 윷놀이 모습

윷놀이가 끝날 때까지 정말 치열한 경기가 진행된다. 윷을 던지고 윷이나 모가 나오면 한 번 더 던질 수 있고, 상대편 말을 잡아도 한 번 더 할 수 있다. 이럴 때면 양쪽 편 모두에서 환호성이 울리고 교실은 분위기가 무르익는다. 거의 끝까지 간 말이 잡힐 땐 잡은 팀은 기쁘지만, 상대팀 선생님들도 아쉬움에 한숨이 쉬어진다. 인생도 그런 것 같다. 앞서 간다고 항상 승리하는 건 아니다. 무슨 일이든 끝까지 가봐야 한다.


마지막 수업 소감 발표하며


마지막 초등학교 1학년이 8차시 동안 한 전통 놀이는 이렇다. 변신 모자 만들기, 신문지 투호놀이, 공기놀이, 산가지놀이, 딱지놀이, 꼬마연 날리기, 비석 치기, 윷놀이'이다. 마지막 시간에 그동안 한 놀이 중에서 가장 재미있었던 놀이가 무엇인지 물어보았다.


"저는 투호 놀이요."

"저는 비석 치기가 재미있었어요."

"오늘 한 윷놀이가 가장 재미있었어요."

"저는 모두 재미있었어요."


그동안 했던 전통 놀이를 기억하는 학생들이 기특했다. 학생마다 재미있었던 놀이가 달라서 발표하다 보니 여덟 가지 놀이가 거의 다 나왔다. 우리가 지도하는 전통 놀이는 바깥에서 하는 전통 놀이를 실내 놀이로 개발한 놀이다. 학년별로 수준이 달라서 놀이 종류도 조금씩 다르다. 1학년은 양말목으로 만드는 제기 놀이와 죽방울 놀이는 조금 어려워서 하지 않았다. 두 놀이는 2, 3학년에게 지도한다. 소감 발표를 끝내고 마지막으로 인사하려는데 학생들이 여기저기에서 말했다.


"선생님, 2학기에도 놀이하러 오시나요?"


그 말에 마음이 울컥해지는 건 나도 아이들과 두 달 동안 만나면서 정이 들었기 때문일 거다. 당연히 2학기에는 수업이 없다. 학교에서 내년에 2학년 전통 놀이를 신청해 주면 만날 수는 있다. 다시 만나는 건 학교의 몫이다. 요즘 교실마다 놀잇감도 많고 핸드폰에 길들여진 아이들인데 전통 놀이를 재미있어하고 기다려주었던 학생들이 기특하다.


2월 말부터 시작된 전통 놀이 수업을 무사히 마치게 되어 선생님들도 보람을 느꼈다. 1학기 동안 다섯 학교 여섯 학년을 지도했다. 노인 복지관에서 담당하는 슬롯 복지사에게 들었는데 전통 놀이 수업이 인기가 많아서 2학기에도 매월 수업이 꽉 차 있다고 한다.


노인 일자리로 내가 가지고 있는 역량을 나눌 수 있어서 이런 노인 일자리는 다른 노인 복지관으로도 퍼지면 좋겠다. 손주 같은 아이들과 함께한 1학기가 오래 기억될 거다. 학생들이 건강하고 즐겁게 여름방학 보내고 2학기에 만나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