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잡이 물건이 쌍둥이 손자 꿈으로 이어질까요

한 명은 의사, 한 명은 비행기 조종사가 꿈이라는 쌍둥이 손자

by유미래

쌍둥이 손자 돌잡이 할 때가 생각난다. 첫 손자라서 첫돌을 크게 해주고 싶었는데 아들과 며느리가 양가 친지만 모시고 돌잔치를 하겠다고 해서 한정식 집에서 첫돌을 하였다. 모이다 보니 15명 정도가 되어서 가족 같은 분위기였다.

돌잔치의 하이라이트는 돌잡이다. 쌍둥이라서 어떤 물건을 잡을지 더 궁금했다. 돌잡이 상 위에는 실, 연필, 판사 봉, 마이크, 청진기, 돈, 비행기 등 여러 가지 물건이 놓여있었다. 엄마 아빠는 돈과 청진기를 잡으면 좋겠다고 말했고, 할머니들은 실을 잡아서 건강하게 오래 살면 좋겠다고 말했다. 할아버지들은 판사 봉을 잡아서 판검사가 되면 좋겠다고 했다.

"하나 둘 셋! 잡아라."


구경하던 친지들이 쌍둥이 손자가 어떤 물건을 잡을까 궁금하여 눈을 동그랗게 뜨고 집중했다. 드디어 지우가 이것저것 만지더니 마이크를 잡았다. 엄마는 지우가 마이크를 잡자 "우리 지우가 아이돌이 되겠어요."라며 좋아했다.


연우는 돈을 잡는 듯하더니 청진기를 잡았다. "우리 집안에서 의사 선생님이 나오겠네."라며 모두 좋아했다. 모인 친지들도 손뼉을 쳐주며 응원해 주었다. 돌잡이 한 것이 엊그제 같은데 쌍둥이 손자가 초등학생이 되었다.


쌍둥이 손자 돌잡이 모습(제미나이)


'경찰관'에서 '비행기 조종사'로 변한 손자 꿈


쌍둥이 손자가 학교에서 가지고 온 꿈 쪽지

쌍둥이 손자가 작년에 초등학교에 입학했다. 학교에서 꿈을 적은 쪽지를 가져왔는데 지우 꿈이 '경찰'이라고 쓰여 있었고, 연우는 '의사'라고 쓰여 있었다. 주말에 우리 집에 온 지우에게 물어보았다.


"지우야, 꿈이 뭐야?"

"경찰관이에요."


"경찰관이 왜 되고 싶어?"

"경찰관은 나쁜 사람을 물리쳐주어서 멋있어요."


경찰관이 되겠다던 지우가 초등학교 2학년이 되면서 요즘 꿈이 바뀌었다. 파일럿 즉 비행기 조종사가 되고 싶다고 한다. 지우가 요즘 관심 있는 것은 세계 여러 나라 비행기다. 유튜브에서 비행기 영상을 찾아보며 나라별 비행기를 다 외웠다. 우리 집에서 보면 인천공항으로 날아가는 비행기를 자주 볼 수 있는데 날아가는 비행기를 보면 항공사를 다 알아맞힌다.


작년 5월에 남편과 서유럽에 여행 가며 지우에게 어떤 선물을 사다 줄까 물어보았더니 "비행기 모형 사다 주세요."라고 말했다. 면세점에 갈 때마다 비행기 모형이 있는지 살펴보았는데 찾지 못했다. 여행지에서도 쇼핑할 때마다 찾아보았지만 비행기 모형은 없었다. 비행기 모형을 사지 못할 것 같아서 아쉬웠는데 돌아오는 기내 카탈로그에서 드디어 비행기 모형을 찾아서 살 수 있었다. 손자들에게는 뭐든지 다 해 주고 싶은 할아버지, 할머니라 다행이었다.


쌍둥이 손자 바카라상 앞에 진열된 비행기 모형

지우는 얼마 전에는 외할아버지 외할머니와 비행기 착륙하는 것을 보려고 인천공항에 다녀왔다. 비행기가 착륙할 때마다 지우가 비행기 따라서 뛰어다니며 좋아했다고 들었다. 지난 주말에 우리 집에 온 쌍둥이 손자에게 할아버지가 오랜만에 물어보았다.


"지우는 어떤 사람이 되고 싶어?"

"할아버지, 저는 파일럿이 되어 비행기를 조정하고 싶어요."

"경찰관은 안 할 거야?"

"네, 경찰관은 안 하고 비행기 조종사가 되고 싶어요."


누구나 꿈은 변한다. 경찰관이 되는 것도 좋지만, 비행기 조종사가 되면 정말 멋질 것 같다. 지우는 여행하는 것도 좋아하니 지우에게 딱 맞는 직업이란 생각이 든다. 엄마 아빠에게도 지우 꿈이 바뀌었다고 말했더니 놀라면서 멋진 꿈이라며 좋아했다.


병원 가는 것을 무서워하던 손자 꿈은 '의사'


연우는 아기였을 때 병원 가는 것을 정말 무서워하였다. 말을 잘하지 못할 때도 병원에 가려고 병원이 있는 상가에 들어가면 어떻게 아는지 그때부터 울기 시작했다. 가까스로 병원에 들어가서 진료받으려고 진료실에 들어가서 의사 선생님 얼굴을 보는 순간 또 울음보가 터졌다.


진료 볼 때마다 내가 연우를 안고 겨우 진료를 보고 나오면 내가 기운이 쏙 빠질 정도였다. 특히 코로나 검사받으러 갈 때가 가장 심했다. 이렇게 병원 가는 것을 무서워하던 연우가 초등학교에 들어가면서부터 병원에 가도 울지 않게 되었다. 요즘 치과에 가서 이도 잘 빼고, 감기에 걸려 병원에 가도 의젓하게 진료받는다. 정말 기특하다.


우린 연우 꿈이 '의사'라고 해서 깜짝 놀랐다. 병원 가는 것을 그리 무서워했는데 의사가 되고 싶다니 믿어지지 않았다.


"연우 꿈이 뭐야?"

"할머니, 저는 의사 선생님이 되고 싶어요."


"정말 의사 선생님 되고 싶어?"

"의사 선생님이 되어 아픈 사람 치료해주고 싶어요."

"우리 연우, 멋지네. 훌륭한 의사 선생님 될 것 같아."


할아버지가 의사가 되고 싶다는 연우에게 "의사 선생님 되려면 영어 공부 열심히 해야 해. 의사 선생님은 영어로 된 바카라을 많이 읽어야 하거든."이라고 말해주었다. 영어 학원에서 보내준 영상을 며느리가 가끔 보내주는데, 연우가 예전에는 영어바카라 읽을 때 작은 소리로 읽었는데 요즘 영어바카라도 자신 있게 큰 소리로 읽어서 신통했다. 할아버지가 하신 말씀을 새겨들은 것 같아서 어찌나 예쁜지 모르겠다.


지우와 연우가 이다음에 어떤 사람이 될지 모르겠지만, 할머니 할아버지는 늘 쌍둥이 손자 꿈을 응원한다. 돌잡이 할 때 마이크를 잡은 지우는 비행기 기장이 되어 마이크로 비행기 탑승객에게 안내 방송하고, 청진기 잡은 연우는 의사 선생님이 되어 병원에서 환자를 진료하는 꿈을 꾸어본다. 어릴 때부터 꿈을 가지고 노력하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기에 쌍둥이 손자가 확실한 꿈을 가지고 있는 것만으로도 자랑스럽다.


지우 연우는 쌍둥이지만, 취향도 식성도 성격도 모두 다르다. 쌍둥이가 이리 다르다는 사실을 쌍둥이를 키우면서 알게 되었다. 쌍둥이지만 성격이 다르니 꿈도 다르다. 60대 70대인 우리 부부가 건강해서 쌍둥이 손자가 꿈을 이룰 때까지 살았으면 좋겠다. 비행기 조종사가 된 지우와 의사 선생님이 된 연우를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저절로 미소가 지어진다.


"할아버지 할머니가 지우 연우 꿈 응원할게."



*쌍둥이 손자 주말 육아 이야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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