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에 아들에게 잘난척 하려고 쓰는 글.

준비

by빼빼

사람들은 종종 말한다.

“좋은 스승을 만나야 한다.”

“도와줄 사람이 있어야 한다.”

맞는 말이다. 하지만 그보다 먼저 묻지 않으면 안 되는 질문이 있다.

나는 그 도움을 받을 준비가 되어 있는가.

준비되지 않은 사람에게 기회는 와도 스쳐 지나간다.

같은 말을 들어도 이해하지 못하고, 같은 조언을 받아도 받아들이지 못한다. 그래서 주변에서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것처럼 보인다. 사실은 아무것도 없었던 것이 아니라, 받아들일 상태가 아니었을 뿐이다.

배우려는 사람은 다르다.

그는 이미 스스로를 비워놓고 있다. 모르고 있다는 것을 인정하고,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다. 그래서 작은 힌트도 크게 느껴지고, 사소한 조언도 방향을 바꾸는 계기가 된다. 그에게는 우연처럼 보이는 만남들이 이어지고, 그 만남 속에서 자연스럽게 ‘선생님’이 등장한다.

여기서 말하는 선생님은 꼭 어떤 직함을 가진 사람이 아닐 수도 있다.

지나가는 한마디, 우연히 읽은 글, 짧은 경험 하나가 그 역할을 할 때도 있다. 중요한 것은 그것을 알아보는 눈이다. 준비된 사람은 그 신호를 놓치지 않는다.

반대로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는, 아무리 훌륭한 조력자가 옆에 있어도 의미가 없다.

말은 들리지만 남지 않고, 기회는 와도 잡히지 않는다. 결국 사람은 자신이 준비된 만큼만 세상을 만나게 된다.

그래서 조력자는 찾아오는 것이 아니라,

준비된 상태에서 비로소 ‘보이기 시작하는 존재’에 가깝다.

배우려는 마음이 생기는 순간,

세상은 갑자기 가르침으로 가득 찬 곳으로 변한다.

이전에는 보이지 않던 것들이 하나씩 드러나고,

그때마다 우리는 새로운 방향을 얻게 된다.

결국 중요한 것은 누굴 만나느냐가 아니라,

어떤 상태로 서 있느냐다.

준비된 사람에게 세상은 스승이 되고,

준비되지 않은 사람에게 세상은 그저 스쳐 지나가는 풍경으로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