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편소설1
프롤로그
사람이 죽는 순간에도 사랑은 남는다.
강도윤은 그 말을 믿었다.
적어도 그날 전까지는.
새벽 2시 17분.
휴대전화가 요란하게 울렸다.
낯선 번호였다.
"강도윤 씨 맞습니까?"
잠에 취한 목소리로 대답했다.
"...네."
잠시 침묵이 흘렀다.
그리고 이어진 한마디가 그의 세상을 무너뜨렸다.
"한서윤 씨가 자택에서 의식을 잃은 채 발견됐습니다."
도윤은 한동안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현재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그 뒤의 말은 들리지 않았다.
손에서 휴대전화가 미끄러졌다.
응급실 앞.
붉은 불빛이 꺼진 뒤 의사가 천천히 걸어 나왔다.
"죄송합니다."
그 한마디면 충분했다.
도윤은 차갑게 식어 있는 그녀의 손을 붙잡았다.
불과 몇 시간 전까지만 해도 따뜻했던 손이었다.
"서윤아."
대답은 돌아오지 않았다.
의사는 사인을 설명했다.
"급성 천식 발작으로 보입니다."
도윤은 고개를 들었다.
천식.
그 사실을 알고 있는 사람은 자신뿐이었다.
서윤은 늘 말했다.
"괜찮아. 조금 쉬면 나아져."
그래서 그는 믿었다.
이번에도 괜찮을 거라고.
며칠 뒤.
경찰이 찾아왔다.
"몇 가지 확인할 것이 있습니다."
형사는 조용히 서류 한 장을 내밀었다.
"최근 보험에 가입하셨더군요."
도윤은 고개를 끄덕였다.
"네."
"가입을 제안한 사람이 누구였습니까?"
도윤은 잠시 기억을 더듬었다.
그러다 그녀의 웃는 얼굴이 떠올랐다.
"사람 일은 모르는 거잖아."
그날, 서윤은 웃으며 그렇게 말했다.
그는 그저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준비한 일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형사는 다른 생각을 하고 있었다.
"강도윤 씨."
"현재 당신은 가장 중요한 참고인입니다."
도윤은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그 순간부터 사랑했던 기억들은 하나씩 의심으로 바뀌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는 아직 알지 못했다.
서윤의 죽음은 끝이 아니라, 누군가가 오래전부터 준비해 온 계획의 시작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