훠이훠이

by윤슬 걷다

원규 언니의 절친이 CJD라는 희귀 질환 진단을 받았다고 한다.
찾아보니 치료법이 없음은 물론이고 진행 속도도 매우 빨라, 앞으로 남은 시간이 5~6개월 정도뿐이라고 하니
참으로 몹쓸 병이다.


63세라고 들었는데, 삼키는 동작 하나를 수행하지 못하는 이유가 이렇게 무서운 병 때문이었다니.


새삼 우리의 생이 풀잎 끝에 매달린 이슬 같음을 깨닫는다.
언제 떨어질지, 언제 증발해 버릴지 모르는 삶.
그러니 붙들고 있던 서운함도, 기어코 이루어야 할 것 같던 욕심도 조금은 내려놓아야 하지 않을까.
어차피 우리는 모두 공기 중으로 사라지거나 땅으로 떨어질 존재들.


훠이훠이 살자.
손에 쥐려고도 하지 말고, 가슴에 묻으려고도 하지 말고.

훠이훠이 가볍게.
훠이훠이 다정하게.
훠이훠이, 삶이 오늘 하루 남은 것처럼.

너무 뜨겁게 살려하지 말고 가볍게 살자.
아무 일 없이 오늘을 살아낸 가족들과 주변의 지인들에게 감사하며.


나 역시, 오늘 하루 무사히 살아 있음에 감사하며.
훠이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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