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속은 어디까지 지켜야 할까

ep191

by유 지성


약속은 왜 하는 걸까.

우리는 수많은 약속의 위에 존재하며 존재할 수 있다.


내가 탄 지하철을 안전하게 운전한다는 기관사에 대한 신뢰.

지금 내가 서 있는 건물을 안전하게 지었다는 건설회사에 대한 신뢰.

지금 내가 이 음식을 먹고 죽을 것이 아니라는 조리사에 대한 신뢰.


위의 모든 것들을 안전하게 이행하겠다는 약속이 존재하며 하루라도, 아니 일분이라도 사람에 대한 신뢰가 없으면 우리는 존재할 수 없다.

이를 어기면 처벌을 받거나 소송을 하게 되고 법적으로 옭고 그름을 가르게 되는데, 이것이 개인 간의 일상으로 가면 좀 애매해진다.


오늘 오후 5시에 친구와 보기로 했는데 갑자기 귀찮으니 연락 씹고 가지 말까?

몸상태가 안 좋으니 일이 남았지만 회사를 그냥 조퇴할까?


등 법적인 강제성까지는 동원되지 않지만 인간관계에서 신뢰에 금이가게 하는 일들은 상당히 많이 일어난다.

이전에 언급한 적이 있지만, 필자는 개인약속의 경우 특별한 이유 없이 2번 이상 어기면 그 사람과의 관계를 끊는다.

믿음과 시간을 동시에 허비하게 하는 행위는 필자 인생에 제일 무의미한 일이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를 구체적으로 행동으로 나타낸 예가 있는데.


한국에서 활동하던 때였다.

밴드연습이 있는 날이었는데 전날부터 감기몸살이 심각한 수준이었고 리허설 당일 열이 엄청나며 몸이 사시나무 떨리듯(?) 한기를 느꼈다.

그러나 며칠 뒤 중요한 공연이 있어 이 리허설을 참여해야 한다고 생각했고 기어이 가서 마친 후에 택시를 타고 집으로 돌아갔다.

얼굴색이 하얗게 변해가며 가창하는 필자에게 멤버들은 독하다고 혀를 둘렀지만, 필자의 공연에 대한 집착은 이미 이때부터라고 생각한다.(웃음)

코로나 시기를 포함한 어떤 상황에도 지금까지 공연을 중지한 적이 없다.

일본에서 영화촬영을 하던 때였다.

액션 영화로 산속에서 촬영을 했는데, 그날 예정에 없던 소나기가 오기 시작했고 열연하다 언덕으로 미끄러져 부상을 입었다.

뭔가 통증이 이상한 수준이라 촬영 후에 알았는데 어깨가 탈골되었다.

그런데 다음 날도 다시 촬영이라 쉴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고 응급 조치만 한 뒤 촬영 직전가지는 팔지지대를 쓰다 촬영 시에 푸는 방식으로 다시 촬영을 끝냈다.

약속을 지키기 위해 어디까지 해야 할까?


사람마다 또한 상황마다 조금씩 다를 수 있다.

그러나 사람과의 약속을 가볍게 생각해서 어기는 이가 다른 일에서 약속을 잘 지키기라고 생각하기는 어렵고 약속에 대한 습관이라는 것이 존재한다.


타인과 나를 잇는 끈을 쉽게 자를 수 있느냐 아니냐.


때로는 자르는 것이 좋을 수도 있지만 현명한 방법이 필요하다.

‘나’만 생각하고 끊는 방식은 불신을 만들고 우리 자신의 존재에 위해한 행위다.



*여러분들의 좋아요, 기부 응원은 작품활동에 힘이 됩니다.

*유튜브로도 콘텐츠 갱신중입니다.

https://youtube.com/@CAnVoiceTV

https://youtube.com/@CAnSubT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