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의 노을> 1편을 마치고
저는 원고를 다 쓰고 온라인카지노북을 발행하는 편입니다. 최근에 올린 <두번의 노을>도 그랬습니다. 어지간하면 10화 언저리에서 매듭짓고 싶었는데 쓰다 보니 파트 1만 17화로 늘어났네요. 파트 2를 넘어 파트 3의 초고를 쓰던 도중 이대로는 안 되겠다 싶었습니다. 온라인카지노북 공모전이 곧인데 이대로 가다간 응모조차 못하고 끝날 것 같았거든요. 부랴부랴 파트 1을 발행하기 시작했습니다. 퇴고도 한 번 거쳤으니 여유가 있다고 생각하고 주 3회 발행을 잡고 나머지를 써 나갔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평소처럼 글을 쓰는데 우연히 파트 1의 한 에피소드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아무 생각 없이 훑어 내려갔습니다. 쓰던 글을 제쳐두고 읽던 글을 건드리기 시작했습니다. 도저히 그냥 넘어갈 수가 없었습니다. 군데군데 손볼 곳이 너무나도 많았기 때문입니다. 퇴고했다는 체크 표시가 분명히 박혀 있는 글임에도 어떻게 이럴 수가 있는지. 늘 겪는 일임에도 새삼 당황스러운 건 어쩔 수가 없나 봅니다.
최대한 자세히 쓰려고 애썼고, 굳이 설명하지 않고 장면으로 보여주고자 노력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공백 포함 평균 3,4천 자의 글은 2차 퇴고를 거칠 때마다 거의 5,6천 자의 글로 불어났습니다. 저조차 긴 글을 읽지 못하는데 이래도 되나 싶은 생각이 솟구쳤지만, 그렇다고 쳐내기엔 내용이 너무 뜬금없어질 것 같았습니다. 어떤 일이 일어나면 그만한 서사와 이유가 따라야 하는데, 지나가는 사람들이 덜 읽을까봐 하는 걱정에 그런 과정을 빼먹는다면 오히려 제 글이 빈약해질 것 같았거든요. 고집이죠.
다만, 연재 요일을 월 수 금으로 한 게 아차 싶었습니다. 한때 매일 한 편씩 발행하던 버릇이 여전히 가시지 않았는지, 급할 게 없는데도 뭔가 일주일에 글 한두 편 올리는 걸로는 성에 차질 않더라고요. 독자 입장에서 되려 부담이 될 수가 있는데도 저는 제 욕망을 충족시키는데 여념이 없었습니다.
실은 <두 번의 노을> 1편을 연재 완료하기 전까지 2편은 완성할 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완성은 얼어죽을. 지금 이 글을 쓰는 시점에도 2편은 아예 시작도 못했습니다. 한 달 넘도록 1편의 퇴고에만 매달렸습니다. 제대로 느꼈습니다. 한 편씩 연재하는 게 얼마나 힘든 일인지요. 다 써놓고 온라인카지노북을 발행하는 게 선택이 아니라 그렇게밖에 할 수 없는 제 자신을 마주한 순간이기도 했습니다.
<두 번의 노을> 1편 연재를 마쳤는데 후련하기보단 찜찜합니다. 내용이 늘어지다보니 제목인 '두 번의 노을' 중 첫 번째 노을조차 코빼기도 내보이지 못했으니까요. 그래도 어쩌겠습니까. 제 능력이 여기까지밖에 안 되는 걸.
연재하는 동안 에세이 '온라인 게임/일' 분야에서 순위권에 오르기도 했습니다. 내심 좋긴 했으나 어차피 시시때때로 변동하는 것이기에 크게 개의치는 않았습니다. 그래도 온라인카지노북 카테고리를 자세히 나눈 건 꽤 마음에 들었어요. 멤버십도 그렇고 온라인카지노북 공모전 당선작 줄인 것도 그렇고, 근래 들어 개편된 시스템은 득보다 실이 많아 보였거든요.
보통 온라인카지노북을 완료하면 소리소문없이 사라지는 편인데, 굳이 이런 글을 쓰는 건 구차한 변명과 자기보호를 하기 위해서라는 걸 고백합니다.
글쓰기는 쓰면 쓸수록 내가 얼마나 못 쓰는지를 일깨우는 짓궂은 취미 같아요. 근데 그래서 글쓰기를 포기할 수가 없고, 그래서 더 글쓰기를 사랑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모질고 험난했던 온라인 게임 생활. 준비되지 않은 채로 등 떠밀리듯 슬롯로 뛰어든 청년의 어설픈 성장기록일 수도 있지만, 그 모든 과정이 있었기에 글쓰기라는 꿈을 찾을 수 있었습니다. 그 과정만으로도 누군가에겐 소소한 의미와 자극을 줄 수 있지 않을까 싶어 계속 써 나가보려 합니다.
여전히 방황 중인 슬롯초년생이나 온라인 게임인분들이 혹 이 글에 닿으셨다면, 이 말만큼은 전하고 싶습니다. 가만히 있기만 하면 될 것도 안 된다고. 방향성이 명확하지 않은 상태라면 뭘 해도 실패할 확률이 높지만, 뭐라도 하다 보면 어딘가엔 닿게 될 거라고. 그게 시작이든, 끝이든, 분명 자기만의 세상을 찾을 수 있을 거라고.
끝으로 제 온라인 게임 생활이 고스란히 담긴 이야기를 이곳에서 한번 더 공유해봅니다. 소통도 미흡한 제 온라인카지노를 찾아주시는 모든 분들에게 늘 감사하고 죄송할 따름입니다. 이상하게 댓글이 달리면 마음 속으로 소중히 간직하기만 하다가 타이밍을 놓치기만 하는데, 차츰 개선해보겠습니다.
저는 잠깐 쉬었다가 <두 번의 노을> 2편으로 찾아뵙겠습니다.
언제나 좋은 하루 보내세요 :)
https://fishingproductfr.com/brunchbook/sunset-twic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