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를 깨우는 어떤 감각

by정성균

닿았으나 느껴지지 않는 지점


새벽 네 시의 방 안은 고요합니다. 세상의 모든 소음이 잠든 이 시간, 알람 소리만이 고요한 공기를 날카롭게 가릅니다. 매일 맞이하는 순간이지만 망설임은 어김없이 찾아옵니다. 포근한 이불속과 창틈으로 스며든 봄 공기 사이에서 갈등하는 그 짧은 때는 짧지만 강렬합니다. 일어나야 한다는 이성과 조금 더 머물고 싶은 욕망이 머릿속에서 격렬하게 부딪칩니다. 이불을 걷어차고 몸을 일으켜 세웁니다. 하지만 어느 날의 시작은 평소와 달랐습니다. 침대 끝에 걸터앉아 첫발을 내디뎠을 때, 발바닥이 매끄러운 방바닥에 닿는 지점에서 모든 움직임이 멈췄습니다.


발이 바닥에 닿았다는 사실은 이미 인지됩니다. 하지만 발바닥 전체에 퍼져야 할 차가운 기운이나 바닥의 단단함이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닿았으나, 존재하지 않았습니다. 1초도 안 되는 그 짧은 때가 끝없이 늘어지는 기분입니다. 처음에는 그저 잠이 덜 깬 탓이라 여겼습니다. 그러나 발가락을 움직여 바닥을 긁어보아도 아무런 신호가 올라오지 않았습니다. 밑바닥에서 전해져야 할 소식이 뚝 끊겨 있었습니다.


몸뚱이가 마치 잘 만들어진 누군가의 소유물처럼 낯설게 다가왔습니다. 내 몸이 내 통제를 벗어나 남처럼 멀어지는 기분입니다. 서 있는 이 자리가 있어야 할 곳이 아닌 것처럼 마음이 불편했습니다. 지식과 삶 사이의 거리는 생각보다 멀었습니다. 오랫동안 겉모습만을 쫓느라 배경이 되어버린 소중한 것들을 무심하게 지나쳐 왔음을 고요 속에서 깨달았습니다.


지각된 시간이라는 유일한 증거


이러한 감각의 붕괴는 우리가 지각된 시간을 잃어버렸다는 명백한 증거입니다. 여기서 지각된 시간이란 머릿속 시계가 가리키는 숫자가 아니라, 내 몸이 사물과 부딪치며 직접 붙잡아내는 실제적인 시간을 말합니다.


지각되지 않은 시간은 존재한 적이 없습니다. 현대 뇌과학에서는 이를 디폴트 모드 네트워크(Default Mode Network)라고 부릅니다. 뇌가 아무런 집중을 하지 않을 때 스스로 작동하여 끊임없이 과거의 후회와 미래의 불안을 만들어내는 회로입니다. 이 회로가 돌아가는 동안 육체는 이 자리에 있으나, 당신의 존재는 그 어디에도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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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현장에서 건져 올린 생각과 마음의 결을, 바카라 속 문장과 함께 조용히 전합니다. 스친 만남이 믿음으로 이어져 각자의 하루에 힘을 더하는 장면들을 담담히 써 내려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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