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 침묵(沈默)

나는 카이로 청년을 알고 있다 / 연재소설

by김창수

나는 메기드가 걱정이 되었다. 이집트의 문제가 종교와는 무관하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서 그는 ‘알아즈하르’ 모스크로 들어갔던 것일까? 이집트의 과거 정권이 ‘곱틱’들에 의해서 지배되었다는 것을 부정하기 위해 그는 무슬림과 함께 있었던 것일까?

지난 수십 년간 지구상에는 많은 사람이 종교적 이념과 정치적 이데올로기 속에서 사라져 갔다. 그들이 원했던 것은 오직 한 가지 역사 속의 진실이었다. 그 진실을 다른 것으로 바꿀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 믿었을 것이다. 다만 역사 속에서 그들의 희생이 옳았다는 것을 증명해 주기를 바랐을 뿐이겠지. 그래서 그들이 치른 희생으로 후세들에게는 더 좋은 세상을 만들어 줄 수 있다는 희망을 가졌고. 메기드의 전화는 그렇게 내 의식 속에 잠재되어 있던 기억을 자꾸 끄집어내었다. 30여 년 전 광주에서 벌어졌던 사건을 통해서 나는 박 상병이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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