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 형제 우리들은 학교 갔다 집에 오면 커다란 가마솥 뚜껑부터 열었다. 그 안에는 엄마가 일하러 나가기 전에 준비한 우리들의 간식이 있었다. 어떤 때는 고구마가 어떤 때는 감자, 팥죽, 호박죽, 콩잎대가 한가득 삶아져 있었다. 그것을 오 형제는 푸짐하게 먹고 주린배를 채우고 쑥쑥 건강하게 자랐다.
그리고 비 오는 날이면 엄마는 찹쌀을 반죽에서 화전과 막걸리 술빵을 만들어줬다. 화전을 구울 때면 그 예쁜 화전이 먹기 아까울 정도였다. 사과도 깎으면 잔칫집 일을 할 때 배운 기술을 유감없이 발휘해 참새 모양, 꽃 모양으로 예쁘게 잘라주고 했다. 엄마는 이왕이면 예쁘게 만들어서 걸 자식에게 먹이는 걸 좋아했다.
우리는 커다란 솥뚜껑 속에 푸짐하게 만들어 놓은 가난한 간식을 먹고 건강하게 쑥쑥 자랐다. 때론 가난해서 좋은 것도 있다. 그 덕에 지금 중년인 우리 형제는 잔병치례 안 하고 건강하다.
그러나 엄마는 요즘 솥뚜껑에 푸짐하게 만들던 간식을 못 만들고 상다리가 부러지던 반찬도 가짓수가 점점 줄고 있어 못내 아쉬워하고 미안해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