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로 변장한 천사

by바카라갈피

14년 전 남편 따라 대전에 올 때 아무도 아는 사람이 없는 대전에 가서 어떻게 사나 고민했었다. 대전에 온 지 한 달도 안 되어 독서 모임을 가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그 당시 인기 있던 모작가의 팬으로 이루어진 독서 모임에 가입하게 되었다. 당시에 적지 않은 규모의 독서 모임에 가입한 이후로 나는 대전 생활을 무리 없이 해낼 수 있었다. 모임 사람들과의 유대관계도 끈끈해지고, 특히 내가 좋아하는 바카라 얘기를 나눈다는 것이 행복했다. 시간이 흘러 큰 모임음 목적에 맞는 소모임으로 변신해 365 모임이 결성되었다. 365 모임은 하루에 한 권 바카라을 읽는 모임이었다. 지금도 14년째 유지하고 있는 독서 모임이다. 그 모임 회원 중에 천사가 있었다. 슬롯에서 직업은 의사지만 모임에서는 가장 낮은 역할을 마다하지 않는 회원.

ㅎㅈ 씨는 모임이 있을 때마다 가장 먼저 나와서 준비를 하고, 가장 나중에까지 모임 뒷정리를 하는 사람이다. 어떻게 저런 사람이 있을 수 있을까? 이렇게 마음속으로 생각한 적도 많았다. 내가 수술하기 전에 의사인 그녀와 수술 상담을 한 적이 있었다. 수술 방식에 설명하였더니 "잘 결정하셨어요. 그게 최선입니다. 더 일찍 할 수 있으면 좋았을 텐데 그래도 지금이라도 하는 게 낫죠.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잘 될 겁니다. "라고 안심시켜 주었다.

그리고 며칠 뒤 나는 수술을 했고 그녀는 독소모임 회원들과 일본 여행을 떠났었다. 나는 그 일본 여행 기간 중에 수술 날짜가 잡혀 있어. 여행에 동참하지 못했지만, 결국 수술하고 의식을 차리지 못해 남편은 그녀에게 연락을 했다고 한다. 낯선 남자의 전화를 받은 ㅎㅈ씨는 너무 놀랐었다고 했다.

수술 후의식을 차리지 못한 내 소식을 듣고 여행이 끝나자마자 한달음에 달려와 혼수상태로 중환자실에 누워있는 내 모습을 보고 너무 놀랐다고 했다. 그 이후로 하루가 멀다고 나를 찾아왔다. 나는 기억을 못 하지만 남편은 많은 도움을 받았었다고 했다.

병원에서 내가 입에 하고 있던 인공호흡기를 기관절개술로 목으로 옮기자고 할 때, 의학지식이 전무한 남편은 내가 수술을 하고 의식이 못 찾자 놀란 마음으로 또 다른 후유증이 생기질 않을까 걱정하고, 입에 있던 인공호흡기를 무의식 적으로 이로 물어 이가 흔들려 이를 빼고자 할 때, 그리고 치료를 할 때에도 ㅎㅈ 씨의 의견을 들었다고 했다. 그때마다 ㅎㅈ씨는 비틀거리는 남편을 부여잡고 "잘한 결정이십니다. 그렇게 하세요. 너무 걱정하지 말고 그게 최선입니다."라고 했단다. 남편이 그 와중에 무너지지 않게 한 발 한 발 나아갈 수 있게 해 줬다.

ㅎㅈ씨가 있어서 그때 의식을 차리지 못한 네 옆에 있을 수 있었다고 "남편은 말했었다.

그리고 나도 깨어나 많이 육체적으로 정신적으로 힘들 때 ㅎㅈ씨의 도움을 받았다. 병원생활이 힘들다고 아이처럼 우는 나를 "그렇게 해서라도 감정 쓰레기를 버리고 나아가는 것이 최선이라고, 마음에 담아두지 말고 눈물로라도 흘려서 씻겨 보내라고 그렇게 해야만이 다시 돌아올 수 있다"라고 우는 나를 다독거리며 힘을 주고 함께 기도하고, 함께 나아갈 수 있게 흔들리는 나를 일으켜 세웠었다.

슬롯에서는 의사지만 현실에서는 가장 낮은 자리도 마다하지 않는 ㅎㅈ씨를 보면서 천사의 모습은 바로 이런 것일까? 하고 생각 헸다. 휠체어 탈 때도 다시 걸을 수 있다고 응원해 주고 시력이 나빠져 바카라을 못 읽을 때도 다시 독서 모임에 나올 수 있다고 해줬다.

그 응원 덕분에 그 나는 지금 독서 모임에 다시 복귀해서 바카라을 읽고 있다. 비록 그녀는 우리 독서 모임의 주치의로서의 역할은 다 하고 있다. 나는 인복이 많은 사람이다. 남내 주위에는 좋은 사람이 많다.. 너무 고맙고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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