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독을 견뎌야 한다면
혼자 있는 시간, 나와 오로지 함께하는 시간을 잘 보내야 한다. 왜냐하면 다른 사람들은 나를 온전히 이해하고 포용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각자 살아온 환경, 처한 상황이 다르고 서로의 입장을 완전하게 이해하기 어렵다.
다른 사람들과는 가벼운 연결을 기본으로 두되, 그 이상을 당연하게 기대하지는 마라.
더 이상 초라해지지 않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것은 고독을 다루는 법을 연습하는 것이다.
혼자 지긋이, 지난하게 견뎌야 한다.
자신이 처한 상황이 본인이 생각해도 초라하다면 더더욱 철저히 고독을 선택해야 한다. 나를 우습지 않게 여기는 한 두명과의 가벼운 연결, 그 정도만 유지한 채. 그리고 견뎌야 한다.
타인과의 비교, 나이 압박, 지나간 시간에 대한 후회.
지나가버렸고, 붙잡아봤자, 머릿속에서 맴돌아봤자 소용없는 것에 대해서 되뇌지 마라.
되뇌지 말라고 하면 그게 어디 쉽나? 머릿속에서 떠오르는 걸 어떡해?
그러니까 움직여야 한다. 손가락이라도.
글쓰기, 그냥 끄적이는 메모. 뭐든 좋다.
손가락이라도 움직여라. 인간은 자신이 쓸모 있는 존재라고 자각하는 게 중요하다.
글쓰기, 만들기, 그림 그리기 같은 일차원적인 무언가라도 해서 뇌에게 본인이 생산적인 존재라는 것을 각인시키는 게 중요하다.
가만히 누워서 천장만 바라보며 온갖 잡생각만 늘여놓는 것은 최악이다. 정신도 병들고, 그게 신체가 흡수한다. 온몸에 힘이 빠지고 축 처질뿐이다.
인간의 뇌는 부정적인 것을 오래 기억하는 습성이 있다. 부정적인 것을 담아두어야 그것을 조심하고 방어해서 살아남을 수 있었으니까.
그러나, 인간의 유전적 성질과 무관하게 부정적인 것을 오래 담아두는 습관은 지금의 생존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인간의 기세와 자신감을 갉아먹고 인간을 움츠러들게 만들 뿐이다.
지금까지는 먹고사는 데 협동이 중요했다.
물론, 지금도 중요하다. 협력.
서로의 장점과 장점을, 능력과 능력을 연결하여 시너지를 만들어내는 것. 현대슬롯에서 정말 중요한 능력이다.
그런데, 모순적이게도 개인화 원자화 되어가는 슬롯 속에서는 혼자 잘 지내는 능력, 타인에게 너무 기대지 않고 고독한 나와 잘 지내는 능력도 너무나도 중요한 것 같다.
나만이 나를 온전히 이해하고 움직일 수 있는 존재이다. 그리고 혼자 있는 그 시간을 나에게 도움이 되는 생산적이고 즐거운 시간으로 써야 한다. 돈이 되고, 나에게 자양분이 되는 무언가를 만들어라. 공부해라.
분명 점차, 아주 조금씩, 시나브로 다시 일어설 수 있는 힘이 생길 것이다.
세상 사람들은 부정적인 것, 기운을 뺏어가는 것, 기세가 없는 것, 힘이 없는 것을 싫어한다.
어떤 상황에서도 자신을 편안하게 다룰 줄 아는 사람, 긍정적인 태도, 자신감, 여유, 자연스러운 처세를 가진 사람을 좋아한다.
그러니 고독한 시간이 뼈에 사무치게 괴로워도 그 시간이 지나야 내 상황이 나아진다면, 그 시간을 버티고 나서야 내 안에서 긍정적인 기운이 살아난다면, 견뎌야 한다.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별일 아니었던 것처럼, 그런 시간쯤이야 아무렇지 않게 넘겨버릴 수 있었던 사람이었던 것처럼.
그래야지만 진정 나의 존엄을 나 스스로 인정할 수 있는 한 뼘 성장한 인간이 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