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째 비전퀘스트 2025
나는 죽었습니다. 나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모두 내 장례식에 와 있습니다. 이들에게 내 이야기를 전할 수 있는 10분이 주어진다면 당신은 어떤 이야기를 하고 싶으신가요? 이 생에서의 마지막 소통의 기회가 당신을 기다립니다. 후회 없는 10분을 누리시길요!
영아. 아무리 생각해 봐도 너구나. 엄마가 죽음이 아쉬운 가장 큰 이유. 세상에서 제일 예쁜 우리 영이에게 엄마가 가장 필요한 시기에 너를 떠나야 한다니. 이럴 줄 알았더라면 더 많이 안아주고, 더 많이 칭찬해 주고, 더 많이 아껴주었을 텐데...
네게 더 이상 이런 무조건적인 돌봄은 도움이 되지 않는 시기가 되었다고 생각했었다. 네가 엄마의 품 안에서 뿐 아니라 세상 안에서도 네 자리를 누리고 살아갈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한다고 생각했었다. 그래서 숨만 쉬어도 너무 이쁜 네게 아프고 모진 말들을 참 쉬지도 않고 쏟아내었구나. 그런데 너를 떠나는 마당에 뒤돌아보니 엄마가 뭔가 단단히 잘 못 생각했다는 것을 알겠다.
엄마가 하나만 알고 둘은 몰랐던 거야. 네가 누구보다 건강한 씨앗이라는 것을 자꾸만 잊어버렸던 거야. 씨앗은 바깥에서 두드려 발아되는 게 아닌데, 충분히 준비되면 딱 좋은 시기에 발아되는 법인데, 엄마가 너를 위해 할 수 있는 것은 환경이 되어주는 것이지 네 대신 뛰어주는 게 아닌데, 말로는 ‘조바심 낼 필요 없다고, 천천히 가도 된다, 가장 중요한 것은 너만의 리듬을 찾는 거다’라면서 틈만 나면 엄마의 리듬 안으로 너를 끌어오지 못해 안달을 하고 있었더구나.
영아. 엄마가 정말 미안하다. 엄마가 제대로 알지도 못하면서 잘난 척을 했던 게 맞았구나. 그러고 보니 엄마가 지금 너를 떠나게 된 것도 어쩌면 신의 섭리인지도 모르겠다. 곁에서 너를 더 품어주지 못한 것은 가슴 아프지만, 이리 말하면서도 엄마는 또 불안해질 테고, 그럴 때마다 그 불안을 어쩌지 못해 네 리듬을 깨트리려고 안달을 해댈 테니. 어쩌면 엄마보다 너를 더 사랑하시는 신은 생각하셨을지도 몰라. 그럴 바에야 네가 네 리듬을 지켜갈 수 있도록 엄마를 먼저 데려가는 것이 나을지도 모르겠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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