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니공동체(2020.2.14)
여덟 살 아홉 살 열 살 열한 살 열두 살
이때의 내 진정한 숙제는
이전에 겹쳐 있던 너와 나의 생을 따로 떼어놓고
나란히 세우는 법을 배우는 일.
나는 네게 부끄럽지 않을 만큼
나의 세계를 가꿀 것이다.
네가 너의 생을 펼칠 때에 궁금한 것이 있다면
가끔 나의 세계를 노크하고 참고할 수 있도록.
『엄마의 20년』(오소희, 수오서재, 2019) 중에서
7년 만에 새벽기상 폴더의 자물쇠를 열었다. 뭐라도 해보고 싶은 열정과 내 맘 같지 않은 현실사이에서 부대끼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있었다. 피곤한 몸을 일으켜 앉으면 어김없이 아이들이 이불을 끌고 바카라상 밑으로 모여들었다. '엄마'역할에서 벗어날 수 있는 내 시간을 만들어보자고 시작한 새벽기상이었건만 이래서야 무슨 의미가 있단 말인가? 아직은 때가 아닌가 보다. 그렇게 나의 새벽은 사라져 갔다. 어찌 새벽뿐이었을까.
그리고 7년이 흘렀다. 그 사이 아이들은 각자의 방으로 독립해 나갔다. 엄마가 새벽에 뭘 해도 상관없이 잘 잔다. 그런데 나는 왜 이제야 새벽을 다시 찾을 생각을 했던 걸까? 나는 아이들과 겹쳐진 내 생을 다시 떼어놓는 작업을 미루고 있었던 걸까?
자신이 없었기 때문일 거다.
내 시간의 바카라임을 스스로 져야 한다는 것이
지금 바로 작가의 멤버십 구독자가 되어
멤버십 특별 연재 콘텐츠를 모두 만나 보세요.
오직 멤버십 구독자만 볼 수 있는,
이 작가의 특별 연재 콘텐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