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편지(2020.6.30/7.6)
돈을 벌고 모으는 것은 잘 쓰기 위해서라는 것을 모르는 사람은 없습니다. 그러나 언젠가부터 우리는 은연중 돈을 쓰는 것보다는 벌고 모으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게 된 것 같습니다. 이는 쓰고 싶은 곳은 많고 돈은 늘 부족하기만 한 평범한 우리들에게는 어쩌면 너무나 자연스러운 현상일지도 모릅니다. 원하는 모든 것을 돈으로 살 수 있다고 믿고 있는 경우는 더더욱 그럴 것입니다.
이때 우리는 ‘원한다고 다 가질 수 없다.’는 명제를 당연하게 받아들이게 됩니다. 그리고 욕망에 우선순위를 매기고, 중요한 욕망부터 해소해 가는 방식으로 이 불일치를 해결하려고 합니다. 더 중요한 욕망을 해결하기 위해 비교적 덜 중요한 욕망은 유보됩니다. 물론 쉬운 일은 아닙니다. 그러나 일단 사소한 욕망들을 포기하는데 익숙해지기만 하면 쓰는 재미와는 비교도 될 수 없을 만큼 짜릿한 재미를 맛보게 됩니다. 바로 ‘안 쓰는 재미’입니다.
여기까지 읽은 당신의 반응은 아마도 ‘제발 그렇게 돼 보기나 했으면 좋겠다.’와 ‘대체 그게 뭐가 문제란 말인가?’ 중의 하나일 겁니다. 둘 다인 경우가 가장 많겠지만요. 하지만 이쯤에서 우리는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돈 안 쓰는 재미’에 푹 빠진 사람으로 가장 유명한 인물은 디킨즈의 작품 ‘크리스마스 캐럴’의 주인공인 스크루지일 겁니다. 셰익스피어의 작품 ‘베니스의 상인’에 나오는 샤일록 또한 법정에서 꾸어 준 돈을 갚지 못하는 밧사니오의 심장을 베어낼 것을 요구하는 구두쇠로 이름이 높습니다.
이솝 우화에도 구두쇠 이야기가 있습니다. 어느 부자가 황금을 모아 마당 한구석에 몰래 파묻어 두었는데 어느 날 도둑이 들어 황금단지를 가져가 버렸습니다. 그가 엉엉 울자 그의 친구가 말했습니다.
어차피 쓰지 않을 돈이니
지금도 거기에 있거니 하고 여기면 마찬가지가 아니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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