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인자가 스스로를 지우는 이유: 그래서, 나는 자유다

[방구석5분혁신.이인자의 생존법]

[방구석5분혁신=안병민] 회의가 끝나면 박수가 터진다. 성과를 낸 사람은 조용히 뒷줄로 물러난다. 실력이 없어서가 아니다. 존재감을 지우는 쪽을 선택했을 뿐.


현명한 이인자는 목소리를 낮춘다. 뛰어난 성과를 낸 직후일수록 더더욱. 공로는 곧바로 위로 넘긴다. 흔적을 남기지 않는다. 조명이 쏟아지는 자리가 가장 위험한 자리라는 사실을 이들은 이미 안다.


늑대 무리에서 서열 두 번째는 말이 없다. 로마 원로원에서도 살아남은 쪽은 조용한 쪽이었다. 두드러진 자는 견제당한다. 말을 아낀 자는 오래 남는다. 인간 조직도 마찬가지다.


일인자 곁에 있는 사람은 가장 쓸모 있는 존재다. 동시에 가장 위협적인 존재다. 일인자는 이인자의 실력을 원하면서도 경계한다. 자신을 넘어설까 불안해한다. 한정된 권력 안에서 누군가 두각을 나타내면 의심부터 자란다. 이 구조는 시대와 조직을 가리지 않고 반복된다.


그래서 이인자는 두 기준 사이를 위태롭게 오간다. 무능하면 도태되고, 유능하면 제거된다. 결과를 만들되 그 결과를 정점의 몫으로 돌려야 자리가 유지된다.


그림자로 오래 남으려면 지켜야 할 세 가지가 있다. 첫째, 시선을 낮춘다. 옥좌를 넘겨다보는 눈빛은 감춰지지 않는다. 마음에 이는 욕심부터 먼저 눌러야 한다. 둘째, 말을 아낀다. 회식 자리든 휴게실이든 불만을 흘리는 순간 전략은 무너진다. 어디서든 무색무취하게 움직인다. 셋째, 억울함을 쌓아둔다. 부당한 바카라임도, 부당한 공격도 묵묵히 받아낸다. 그 억울함을 화로 낭비하지 않고 쌓아두면, 판이 뒤집히는 순간 가장 강한 무기가 된다.


부당한 대우를 견디는 일과 굴욕까지 삼키는 일은 다르다. 진짜 인내는 참을 만한 고통을 참는 것이 아니다. 참기 힘든 순간까지 무해함을 증명하는 일이다. 자존심을 접고 대의를 앞세운 사람만이 의심의 벽을 서서히 허문다.


영원한 권력은 없다. 외부 충격이든 세대교체든, 정점의 통제력이 흔들리는 순간은 반드시 온다. 그 순간에도 먼저 나서면 안 된다. 집단이 스스로 대안을 찾을 때, 조용히 버텨온 사람이 선택지로 부상한다. 조급하게 움직인 사람? 그 마지막 순간에 가장 크게 다친다.


무대 위에서 박수를 받는 사람과 무대 밖에서 조명을 피해온 사람, 시간이 흐른 뒤 남는 쪽은 누구일까. 답은 이미 역사가 여러 번 보여줬다.


이런 것 다 생각하자니 머리가 넘 아프다. 돌아보면 나는 참 권력에, 정치에 안 맞는 사람이다 싶다. 그래서, 나는 자유다!ㅎㅎ ⓒ혁신가이드안병민


Gemini_Generated_Image_q95570q95570q955.png


카지노 게임의 이전글아내라는 블랙박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