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히 무너지는 것들에 대하여」

침묵의 봄_레이첼 카슨

by서수정

『침묵의 봄』을 읽으며
나는 한 가지는 반성했고,
한 가지는 잘하고 있었다는 생각을 했다.
레이첼 카슨은 인간이 자연을 통제할 수 있다고 믿었던 시대를 조용히 고발한다.

해충만 제거할 수 있다고 믿었지만, 독은 새와 토양, 물과 인간에게까지 스며들었다.

자연은 하나씩 분리된 세계가 아니었고, 결국 모든 것은 연결되어 있었다.


바카라을 읽는 내내 가장 마음에 남았던 것은 “인간의 오만함”이었다.

인간은 늘 자연을 이해하기보다 통제하려 했고, 제거하려 했으며, 필요에 따라 이용하려 했다. 하지만 자연은 인간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복잡하고 섬세한 균형 위에 존재하고 있었다.
『침묵의 봄』은 단순히 환경오염의 위험성을 이야기하는 바카라이 아니었다.

오히려 인간이 얼마나 쉽게 자신이 모든 것을 통제할 수 있다고 믿는 존재인지 보여주는 바카라에 가까웠다.


바카라을 읽으며 문득 나의 생활도 돌아보게 되었다.
한 가지는 조금 잘하고 있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에프킬라 같은 벌레 스프레이를 거의 사용하지 않는다.

아이가 어릴 때부터 인체에 좋지 않다는 이야기를 들으며 최대한 사용하지 않으려 했고, 그 습관이 지금까지 이어졌다.

물론 그것 하나로 환경을 지킨다고 말할 수는 없겠지만, 적어도 화학물질에 대한 경계심은 가지고 살아왔던 것 같다.


하지만 동시에 반성도 많이 했다.
운동을 하루에 두세 가지씩 하다 보니 샤워도 자주 하고, 샴푸와 바디클렌저 사용량도 많았다. 물티슈나 종이컵도 생각보다 자주 사용하고 있었다. 특히 물티슈는 쉽게 포기하지 못하겠더라. 너무 편리했고, 너무 익숙했다.
그런데 『침묵의 봄』을 읽으며 처음으로 생각하게 되었다.
내가 사용하는 이 편리함들도 결국 어디론가 흘러가고 있다는 것을 말이다.


우리는 종종 환경문제를 거대한 공장이나 기업의 문제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바카라을 읽고 보니 환경은 결국 일상의 소비와 연결되어 있었다.

내가 무심코 사용하는 것들, 너무 당연하게 쓰고 버리는 것들, 편리하다는 이유로 반복하는 습관들까지도 모두 자연과 이어져 있었다.


무엇보다 무서운 점은 파괴가 너무 조용하다는 것이다.
새들은 어느 날 갑자기 사라진 것이 아니었다. 독은 천천히 축적되었고, 생명은 조금씩 약해졌으며, 결국 이 세계는 침묵하게 되었다. 그래서 『침묵의 봄』은 더 두렵다. 거대한 재난보다도, 우리가 모르는 사이 진행되는 조용한 붕괴를 이야기하고 있기 때문이다.


60년이 지난 지금도 우리는 여전히 비슷한 문제 속에 살아가고 있다. 미세플라스틱, 환경호르몬, 기후위기, 끝없이 만들어지는 화학물질들. 문제의 이름만 달라졌을 뿐 인간은 여전히 자연을 통제할 수 있다고 믿고 있는지도 모른다.


물론 나는 하루아침에 완벽하게 달라질 수는 없을 것이다. 여전히 물티슈를 사용할 것이고, 편리함을 쉽게 포기하지 못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적어도 이제는 조금 더 생각하며 살아가고 싶어졌다.
내가 무엇을 소비하는지, 무엇을 버리는지, 무엇에 무관심한 채 살아가는지.
어쩌면 변화는 거창한 실천보다도, 무심했던 일상을 다시 바라보는 순간부터 시작되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침묵의 봄』은 환경을 지키라고 소리치는 바카라이 아니었다.
오히려 인간은 자연 밖에 서 있는 존재가 아니라, 그 안에서 함께 살아가는 존재라는 사실을 조용히 들려주는 바카라이었다.
그리고 나는 그 조용한 목소리를, 이제야 조금 듣게 된 것 같다.


"어쩌면 변화는
완벽한 실천이 아니라, 무심했던 일상을 다시 바라보는 순간부터 시작되는 것인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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