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선과 랄프, 그리고 사랑

by글토닥


우리는 사랑에 대해서 얼마나 알고 있을까? 요즘 시대만큼 사랑이 멸시받는 시기도 없을 것이다. 사랑은 가치가 없다고 여기며 서로에게 손익만을 따지고 있을 뿐이다. 현대인의 사랑은 더 이상 낭만적이지 않다. 우리는 사랑을 하기에 앞서 계산기를 두드리고, 머릿속으로는 나에게 득이 되는 것이 무엇인지 생각한다.



“사랑은 존재하지 않는다.”라고 말해도 무방할 정도로 삭막한 시대가 됐다. 이를 부정할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그런데 나는 유튜브를 보다가 사랑의 불씨를 발견했다. 그것도 사랑의 온전한 본질을 말이다.



얼마 전 <유퀴즈>에서 유선과 랄프의 이야기를 감명 깊게 보았다. 1951년 유선은 6.25전쟁 중 가족과 헤어졌고, 강원도 원주에 있는 미군 부대에서 일하게 되었다. 그곳에서 주한미군이던 랄프를 만났다. 당시 유선은 영어를 거의 하지 못했지만 잃어버린 가족을 찾고 싶어 했고, 랄프가 가족을 찾는 일을 도와주면서 두 사람은 자주 만나게 되었다.



그 과정에서 두 사람은 가까워져 결혼까지 했다. 이후 그들은 첫아들 찰리를 낳았다. 전쟁이 끝나고 휴전 뒤 랄프가 미국으로 돌아가야 하는 상황이 되었지만, 당시 유선은 곧바로 미국으로 이민을 가기 어려웠다. 랄프는 아내를 두고 혼자 떠나는 대신 약 2년 동안 한국에 머물며 함께 미국으로 건너갈 방법을 모색할 정도로 진심이었다. 결국 랄프는 아내와 함께 미국으로 이민하는 데 성공한다.



미국으로 건너간 뒤에도 랄프는 유선이 고향과 가족을 그리워한다는 것을 알고 수십 년 동안 국제기구에 편지를 보내 그녀의 가족을 찾으려 애썼다. 결국 약 40년 만에 유선은 가족의 소식을 접하고 편지까지 주고받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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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선과 랄프 바카라 / 출처 유퀴즈 방영


두 사람이 젊은 시절에 찍은 사진이 방송에 나왔는데 꽤 인상 깊었다. 인종도 국가도 달랐지만 서로 장난을 치고 웃으며 다정하게 바라보는 모습은 사랑을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될 정도로 아름다웠다. 서슬 퍼런 전쟁의 한복판이라는 사실이 무색할 만큼 유선과 랄프는 너무나 밝았다.



특히 마음에 남은 것은 랄프가 유선의 일을 자신의 일처럼 받아들였다는 점이었다. 그리고 나는 이것이 진짜 사랑의 본질이 아닐까 생각했다. 사랑한다고 말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 좋아한다고 표현하는 것도 그렇다. 함께 있을 때 행복하다고 말하는 것도 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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