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오후, 아내와 광나루 한강공원으로 향했습니다. 그날의 외출에는 특별한 목적이 없었습니다. 집에서 가까운 한강에 가 보자는 마음뿐이었습니다. 주차할 곳을 찾느라 조금 애를 먹었고, 차를 세운 뒤에는 편의점까지 팔백 미터쯤 걸었습니다. 우리는 한강 라면을 끓여 먹고 커다란 나무 아래에 돗자리를 폈습니다.
그제야 비로소 주변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강물은 말없이 조용히 흘렀습니다. 강 건너에는 아파트와 건물들이 길게 늘어서 있었고, 바람이 불 때마다 나뭇잎과 풀이 가볍게 흔들렸습니다. 가족들은 반려견과 함께 돗자리 위에 앉아 있었고, 연인들은 나란히 강을 바라보았습니다. 누군가는 달리고 있었고, 누군가는 자전거를 타고 지나갔습니다.
모두가 자기만의 방식으로 주말 오후를 보내고 있었습니다. 저는 문득 이상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마치 어디론가 멀리 여행을 떠나온 것 같았습니다. 그날 제가 한 일은 대단하지 않았습니다. 한강 라면을 먹고, 산바카라하고, 돗자리에 앉아 아내와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그러다 말이 끊기면 아무 말 없이 한강을 바라보았습니다.
집이었다면, 손은 자연스럽게 휴대폰을 찾았을 것입니다. SNS에서 새로운 소식을 읽고, 누군가의 일상을 들여다보고, 또 다른 무언가를 찾아 빠르게 화면을 넘겼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날은 그럴 필요를 별로 느끼지 못했습니다. 눈앞에 아름다운 한강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강물 위에 일렁이는 윤슬을 오랫동안 바라보고 있자, 복잡한 생각들도 조금씩 속도를 늦추는 것 같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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