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가 들수록 다시 읽게 되는 시 한 편

by마테호른


누가 내게 가장 좋아하는 시를 하나 고르라고 하면,

나는 주저하지 않고 하인리히 하이네의 ‘아스라(Asra)를’ 말할 것이다.


처음 이 시를 읽은 것은 꽤 오래전 일이다.

그때는 시의 길이도 짧고 내용도 단순해서 그저 스쳐 지나가는 시처럼 읽었을 뿐이다.

특별히 마음에 남는 구절도 없었고, 깊이 생각해 볼 만큼 인상적인 시라고 느끼지도 못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이 시는 이상하게도 마음속에 오래 남았고,

내가 사용하는 이메일 주소에도 이 시의 이름이 들어가 있다.


특별한 이유도 없이 문득 떠오르기도 하고,

어느 순간에는 마지막 구절이 생각나기도 했다.


이 시의 이야기는 아주 단순하다.

밤마다 사루탄 공주는 대리석 분수 곁에서 목욕을 한다.

그리고 그 곁에는 한 노예가 서 있다.

그는 뒤돌아서서 서 있을 뿐, 공주를 바라보지도 못한다.

그저 분수에서 떨어지는 물소리를 들으며 공주의 목욕이 끝나기를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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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방송학을 전공하고 광고회사에서 카피라이터로 일했다. 그곳에서 배웠다. 단 한 줄이 사람을 움직인다는 것을. 그래서 오늘도 그 한 줄을 쓰기 위해서 노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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