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망

김수영

by빈자루

풍경이 풍경을 반성하지 않는 것처럼

곰팡이 곰팡을 반성하지 않는 것처럼

여름이 여름을 반성하지 않는 것처럼

속도가 속도를 반성하지 않는 것처럼

졸렬과 수치가 그들 자신을 반성하지 않는 것처럼

바람은 딴 데에서 오고

구원은 예기치 않은 순간에 오고

절망은 끝까지 그 자신을 반성하지 않는다.



/ 시를 외워야 뜻을 알 수 있다는 어느 드라마의 말마따라 외워보았습니다. 김수영 시인님을 추모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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